18일(현지 시간) 유엔총회 제3위원회에서 압도적 찬성으로 채택된 북한인권결의안 표결 결과(찬성 111표, 반대 19표, 기권 55표)는 주요 공동 제안국의 예상을 넘어선 ‘의외의 결과’였다.
20일 유엔 소식통들에 따르면 한국 미국 유럽연합(EU) 일본 호주 영국 등 핵심 공동 제안국들은 내부적으로 ‘찬성 80∼90표, 반대 20∼30표, 기권 60∼70표’로 전망했다. 결의안에 처음 포함된 ‘북한 인권 상황의 국제형사재판소(ICC) 회부’ 조항에 거부감을 느낀 아프리카와 동남아 국가들이 찬성에서 기권으로, 기권에서 반대로 돌아설 가능성이 크다고 봤기 때문이다.
그러나 실제 표결 결과는 2011년 당시(찬성 112표, 반대 16표, 기권 55표)보다 찬성표는 1표 줄고 반대표는 3표 늘어난 데 그쳤다. 주유엔 한국대표부의 고위 관계자는 “‘반인도적 범죄 수준의 북한 인권 문제가 심각하다’는 보편적 인식이 ICC 표현에 대한 우려를 압도했음을 확인한 것”이라고 평가했다.
또 핵심 공동 제안국 대표들은 수시로 모여 의견을 같이하며 이탈표를 막는 데 결정적 역할을 했다. 특히 미국 대표는 “북한이 억류한 미국인 2명의 석방과 북한인권결의안은 아무 관계가 없다. ICC 회부 표현을 삭제하거나 수정할 이유가 전혀 없다”며 구체적인 대응 방향을 제시했다. 나머지 대표들은 이를 다른 공동 제안국이나 회원국에 전파하며 결의안에 찬성하도록 분위기를 잡아나갔다.
한편 핵심 공동 제안국들은 제3위원회를 통과한 북한인권결의안을 유엔 안전보장이사회에 정식 의제로 올리거나 더 나아가 ICC에 회부하는 방안에는 신중하게 접근할 방침인 것으로 알려졌다. 현재의 안보리 이사국 구성이 올해 말을 기점으로 크게 달라지기 때문이다. 제3위원회 표결을 기준으로 현 15개 안보리 이사국은 ‘찬성 12, 반대 2(중국 러시아), 기권 1(나이지리아)’로 찬성이 80%에 이른다. 하지만 베네수엘라(반대), 앙골라 말레이시아(이상 기권) 등이 비상임이사국이 되는 내년에는 ‘찬성 9 대 반대 및 기권 6’ 구도로 바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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