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미주리 주 세인트루이스 카운티 대배심이 올해 8월 비무장 흑인 청년 마이클 브라운(18)을 총으로 쏴 숨지게 한 백인 경찰관 대런 윌슨(28)을 기소하지 않기로 24일(현지 시간) 결정했다. 불기소 결정 이후 브라운이 숨진 퍼거슨 시에서 방화와 약탈이 시작되는 등 극도의 혼란이 빚어졌다. 다른 지역에서도 항의시위가 벌어지는 등 흑인 소요사태가 미국 전역으로 확산될 조짐을 보이고 있다.
로버트 매컬럭 세인트루이스 카운티 검사는 이날 기자회견을 열어 “윌슨을 기소할 만한 어떤 가능한 근거가 없다”며 대배심이 불기소 결정을 내렸다고 발표했다. 60여 명의 증언과 증거를 종합한 결과 브라운이 윌슨과 대치했으며 윌슨은 규정에 따라 발포했다는 경찰의 주장이 옳다고 손을 들어준 것이다.
브라운의 유족은 “매우 실망스럽다. 이번 결정을 반대한다”고 밝혔다. 버락 오바마 대통령은 성명을 통해 “미국은 법의 지배 위에 세워진 국가인 만큼 이번 결정을 받아들일 필요가 있다”며 시위대의 자제를 촉구했다.
자제 촉구에도 불구하고 브라운 사망 때보다 더 심한 폭동이 일어나 퍼거슨 시는 순식간에 전쟁터를 방불케 하는 폭력사태에 휩싸였다. 성난 흑인들이 곳곳에서 경찰차를 부쉈고 상점의 유리창을 깨고 약탈을 저질렀다. 수십 채의 건물과 차량에 불이 났다.
퍼거슨 지역의 한인 상점 20여 곳도 피해 가능성이 우려되고 있다. 8월에도 한인 상점 7곳이 약탈 피해를 입었다. 외교부 관계자는 “관할 공관인 시카고 총영사관을 중심으로 한인 피해에 대비해 상황을 주시하고 있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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