간판만 바꾼 ‘아베 3기’ 출범

  • 동아일보
  • 입력 2014년 12월 25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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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베 “전심전력으로 戰後 대개혁 추진” 안보정책-개헌 의지 피력
새 방위상 나카타니 外 모두 유임

일본의 제3차 아베 신조(安倍晋三·60) 내각이 24일 발족했다. 14일 중의원 조기 총선에서 연립여당의 압승을 이끈 아베 총리는 24일 소집된 중·참의원 특별국회에서 제97대 총리로 선출된 뒤 아키히토 일왕의 친임식(親任式·임명식)을 거쳐 정식 취임했다.

2006년 9월∼2007년 1차 내각을 꾸렸던 아베 총리는 2012년 12월부터 이날까지 이어진 2차 아베 내각에 이어 제2차 세계대전 이후 일본에서 ‘3차 내각’ 고지를 밟은 7번째 총리가 됐다.

아베 총리는 또 1차 내각 때부터 이날까지 통산 1095일(약 36개월)간 총리로 재직해 역대 7위에 올랐다. 역대 최장 총리는 2798일(약 93개월)간 재직한 사토 에이사쿠(佐藤榮作) 전 총리다. 사토 전 총리는 아베 총리의 외할아버지인 기시 노부스케(岸信介) 전 총리의 동생이다. 일본 정계 안팎에서는 아베 총리가 내년 9월 자민당 총재 선거에서 재선한 뒤 중임만 허용하는 총재 임기 당규도 개정해 적어도 2020년 도쿄 올림픽 때까지 3연임을 노릴 것이라는 관측이 나오고 있다.

장기 집권 기반을 다진 아베 총리의 거침없는 행보는 한층 두드러질 것으로 보인다. 아베 총리는 이날 저녁 기자회견에서 “나는 전심전력으로 전후 대개혁을 추진 중”이라며 “이번 총선거에서 이 길을 똑바로 가라고 국민이 지지했다. ‘신임’이라는 큰 힘을 얻어 내각이 일체가 돼 정책 실현에 전력을 다하겠다”고 밝혔다.

그는 특히 평화헌법 개정과 관련해 “자민당 공약에도 명기했다”고 강조했다. 이어 자신의 개헌 노력에 대해서는 “(자민당) 간사장 때 헌법 개정 초안 마련 작업을 시작했고 1차 내각 때 국민투표법을 성립시켰다. 2차 내각 때는 투표 요건 중 남겨진 숙제였던 투표 연령을 18세로 낮췄다”고 열거하며 “3차 내각에서는 개헌의 필요성에 대한 국민의 이해를 넓히는 노력부터 하겠다”며 의지를 내비쳤다.

이날 발족한 3차 아베 내각은 간판만 바꿔 달았을 뿐 각료는 거의 그대로다. 정치자금 의혹으로 사의를 표한 에토 아키노리(江渡聰德) 방위상만 나카타니 겐(中谷元·57·사진) 중의원 의원으로 교체됐다. 나카타니 신임 방위상은 고이즈미 준이치로(小泉純一郞) 정권 때 방위청 장관을 지냈다. 아베 총리는 새 중의원 의장에 자신이 속한 ‘마치무라 파벌’의 수장이었던 마치무라 노부타카(町村信孝·70) 전 외무상을 지명했다.

도쿄=배극인 특파원 bae2150@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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