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8일 이탈리아와 발칸 반도 사이의 아드리아 해에서 악천후 속에 아찔한 해상사고가 잇따라 발생했다.
이날 500명 가까운 승객과 승무원을 태우고 아드리아 해를 항해 중이던 이탈리아 선적 카페리에서 갑자기 불이 나 악천후 속에 긴급 대피하기 위해 악전고투를 벌였다. AP와 AFP통신은 이날 오전 5시 30분경 그리스 파트레를 출발해 이탈리아 안코나로 향하던 이탈리아 선박 ‘노르만 아틀란티크’호의 하갑판 차고에서 화재가 발생했다고 보도했다. 차량 222대가 실려 있던 차고에서 발생한 불은 강풍을 타고 순식간에 번졌다. 이 배엔 승객 423명과 승무원 55명이 타고 있었고 갑판 위에는 올리브기름이 담긴 탱크도 있었다.
선장은 긴급 대피 명령을 내렸고 구명조끼를 착용한 승객은 곧바로 상갑판과 선박 위쪽에 있는 리셉션 로비로 이동했다. 이들 중 150여 명은 구명정을 타고 탈출했고 42명은 주변을 지나던 화물선에 구조됐다. 다른 사람들은 검은 연기를 내뿜는 배 위에서 구조를 기다렸지만 시속 100km에 이르는 강풍과 높은 파도로 인해 구조선들이 사고 선박은 물론이고 구명정에도 접근하기 어려워 발만 동동 굴렀다. 3, 4척의 구조선이 사고 선박 주변에서 물을 뿌리며 진화 작업을 펼쳤지만 불길이 쉽게 잡히지 않았다. 배 안에 피신 중이던 그리스 승객 소포클리스 스틸리아라스 씨는 그리스 민간TV와의 전화 인터뷰에서 “하갑판의 뜨거운 열기로 발 디딜 곳이 없다. 우리 신발이 녹기 시작했다”고 말했다. 갑판에서 구조를 기다린 다른 승객은 “구명정이 있지만 모든 승객이 탈 수 있을 정도로 충분하지가 않다”고 전했다. 사고 선박의 전기가 끊겨 구명정을 추가로 바다에 내려보내지 못하는 일도 벌어졌다.
한편 터키 선적의 한 상선이 이날 이탈리아 항구도시 라벤나 인근 아드리아 해 북부 해상에서 다른 선박과 충돌해 침몰했다고 AP통신이 보도했다. 이탈리아 해안경비대 소속 선박이 곧바로 사고 해역에 출동해 선원 8명은 구조했으나 바다에 빠진 3명은 실종 상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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