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리스에서 ‘긴축정책’을 펼쳐왔던 집권연정이 대통령 선출에 실패하고, 내년에 실시되는 조기총선에서 ‘구제금융 재협상’ ‘유로존 탈퇴’를 내건 급진좌파연합(시리자)의 집권 가능성이 커졌기 때문이다.
그리스 의회는 29일 대선 3차 투표에서 안도니스 사마라스 총리가 이끄는 연립정부의 대선후보 스타브로스 디마스 전 외교장관(73)이 168표를 얻었다고 발표했다. 이는 가결 요건인 전체 300석 중 60%인 180표 획득에 실패한 것이다. 대통령 선출이 부결됨에 따라 사마라스 총리는 이날 국회 해산과 함께 내년 1월 25일에 조기총선을 실시하겠다고 발표했다.
이날 그리스의 10년 만기 국채수익률은 ‘디폴트(채무 불이행) 선언’에 대한 우려 탓에 9%대로 상승했고, 그리스 아테네 증시 ASE지수는 한때 11.3% 폭락했다. 유럽증시도 동반하락을 면치 못했고, 달러화 대비 유로화의 가치도 떨어져 2년 만에 최저치에 근접했다.
1월 총선에서는 총 2840억 유로의 구제금융 재협상과 국채탕감 등 포퓰리즘 정책을 주장해 온 급진좌파연합인 ‘시리자’의 집권 가능성이 높다. 시리자는 올해 5월 유럽의회 선거에서 득표율 26.57%로 신민주당(22.72%)을 누르고 1위를 했다. ‘유럽의 우고 차베스’로 불리는 알렉시스 치프라스 시리자 당수(40)는 이날 “구제금융은 과거의 일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그리스가 긴축정책을 거부하고 재협상을 요구하게 되면 그리스는 다시 부도의 수렁에 빠질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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