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12월 31일 상하이(上海) 와이탄(外灘)에서 발생한 압사 사고의 사망자 유족과 친척 수십 명이 4일 황푸(黃浦) 구 런민다다오(人民大道)의 시 정부 청사 앞에서 보상과 시신 반환 등을 요구하는 시위를 벌였다. 시 당국은 압사 사고를 비판하는 글을 올린 누리꾼들을 조사하는 등 사건의 파장을 막는데 부심하고 있다.
5일 홍콩의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에 따르면 시 당국은 사고 조사가 끝나지 않았다는 이유를 들어 사망자들의 시신을 유족에게 돌려주지 않고 있다. 이에 다라 대부분의 유족들은 장례식조차 치르지 못하고 있다. 다만 36명의 사망자 중 말레이시아와 대만 두 명의 시신은 가족에게 돌려주었다. 부상자 47명 중 25명은 아직 입원 치료를 받고 있으며 이중 7명은 중태다. 유족들은 신속한 시신 반환과 함께 적절한 수준의 보상을 요구하고 있어 어떤 보상이 이뤄질지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사고 현장인 와이탄 천이(陳毅)광장에는 많은 시민들이 꽃다발을 가져다놓고 희생자들을 추모하고 있으며 광장 주변에는 수백 명의 사복 경찰이 시위 등 만일의 사태를 대비하기 위해 배치됐다고 SCMP는 전했다.
한 유족은 “시 담당자가 이제 막 신원만 확인해서 좀 더 시간이 필요하다는 말만 하고 직접 시신을 보지도 못하게 하고 있다”며 “시진핑(習近平) 주석이 신속한 처리를 지시했음에도 처리를 게을리하고 있다”고 분통을 터뜨렸다.
이런 가운데 경찰은 압사 사고와 관련한 부정적인 내용의 글을 인터넷에 올린 누리꾼 수십 명을 조사하고 있다고 SCMP는 전했다. 신문은 경찰 조사 보도가 시 당국이 유족들과 보상 협상을 벌이려고 하는 시점에 나왔다면서 부정적인 여론이 확산되면 협상에도 악영향을 미칠 것을 우려하기 때문으로 추정했다.
한 당국자는 “온라인에 올라오는 부정적인 말이나 잘못된 정보를 모두 삭제할 수는 없지만 조사가 이뤄지면 비우호적인 누리꾼에 대해서는 경고가 될 수 있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시 당국은 앞서 유족 및 부상자 가족들과의 국내외 언론 인터뷰를 막거나 허가를 받도록 해 여론을 통제하고 있다. 영국 파이낸셜타임스는 “당과 정부, 사회 체제 등을 비판하는 글은 모두 보도에서 삭제되도록 하고 있다”고 전했다. 시 정부 청사 앞 시위도 중국 언론에는 전혀 보도되고 있지 않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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