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에서 항공기 출발 지연에 불만을 품고 승무원과 다투던 승객들이 활주로로 이동 중인 여객기의 비상구를 열어 결국 여객기가 회항하는 사건이 발생했다.
베이징(北京)으로 가는 둥팡(東方)항공 2036 여객기는 당초 9일 오후 8시 45분에 윈난(雲南) 성 쿤밍(昆明)의 창수이(長水) 공항을 이륙할 예정이었다. 그러나 방글라데시 수도 다카에서 출발한 이 여객기가 예정보다 늦은 오후 9시 20분경에야 창수이 공항에 도착한 데다 비가 섞인 눈이 내리는 바람에 더 늦어졌다. 환불 요구 및 탑승 거부 소동 끝에 이튿날인 10일 오전 1시 40분 승객 153명이 탑승을 마쳤다.
이번엔 여객기 동체에 얼어붙은 눈과 얼음을 제거하는 작업이 오전 3시 45분경부터 진행되면서 또다시 지연됐다. 이때 객실 공기 순환 장치 작동이 30분가량 중단됐다. 한 여성이 불편을 호소했고, 승객들은 이 여성에게 어떤 전염성 질병이 있는 것은 아닌지 승무원들에게 해명을 요구했다. 부기장의 설명이 충분하지 않자 승객들과 실랑이가 벌어졌다.
이 사이 여객기는 탑승구 브리지를 떠나 활주로로 이동하고 있었다. 이때 여객기 왼쪽 한 개와 오른쪽 두 개의 비상문이 열렸다. 오전 4시 25분경 신고를 받고 출동한 경찰은 비상구를 연 승객들을 억류했다.
일부 승객은 기장이 승객에게 욕을 하는 등 자제력을 잃었기 때문에 그에게 조종을 맡길 수 없었다고 주장했다. 하지만 전문가들은 임의로 비상구를 여는 것은 안전을 위협하고 공항 항공기 질서에도 큰 혼란을 줄 수 있는 심각한 행위라고 말했다고 징화(京華)시보가 11일 전했다. 경찰은 비상문을 연 저우(周)모 씨와 이륙 반대 등 사태를 선동한 여행사 가이드 리(李)모 씨(여)에게 15일 구류 처분을 내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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