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황 “국제사회 테러방지 위해 힘 합쳐야”
美NSA, 테러범 교신내용 포착… 유럽전역 ‘테러 타깃’ 경계령
미국과 유럽 등 세계 각국이 프랑스 파리 테러 사건 이후 글로벌 정상회의를 열면서 반(反)테러 공조에 나선 것은 국제 테러 조직이 또 다른 테러를 감행할 가능성이 크기 때문이다. 또 국가 간 협력 없이는 알카에다, 이슬람국가(IS) 같은 극단주의 테러 조직을 섬멸하기 어렵다는 판단도 내린 것으로 보인다.
국가 간 반테러 공조는 급물살을 타는 형국이다. 11일 파리에서 열린 이슬람 극단주의 규탄 행진에 불참했던 버락 오바마 미국 대통령은 같은 날 반테러 공조를 위한 정상회의 개최를 서둘러 밝혔다. 존 케리 미국 국무장관은 15일 프랑스를 방문해 정상회의 의제와 테러 대응 방안을 논의한다.
프란치스코 교황(사진)이 12일 파리 테러와 관련해 “왜곡된 종교의 노예들이 신을 대학살의 이념적 핑곗거리로만 이용했다”며 강력하게 비난했다. 교황은 이날 바티칸 주재 대사들을 대상으로 한 연례 외교정책 연설에서 “국제사회는 근본주의자들의 테러 활동을 막기 위해 합심해야 한다”며 “무슬림 지도자들은 폭력을 정당화하려는 극단주의자들과 그들의 종교적 해석을 비판해 달라”고 촉구했다. 이와 관련해 이탈리아 안사통신은 12일 “IS 조직원들이 바티칸 교황청을 다음 목표로 준비하고 있다”고 전했다.
유럽 각국은 파리 테러 수사가 진행되면서 더욱 긴장하고 있다. CNN이 입수한 뉴욕 시경찰국 메모에 따르면 IS 대변인은 이달 10일부터 동영상 메시지를 통해 “미국 프랑스 호주 캐나다를 테러 대상 국가로 정하고 경찰 군인 민간인을 살해하라”고 말했다.
독일 일간지 빌트는 11일 미국의 국가안보국(NSA) 소식통의 말을 인용해 “테러 단체 지도부의 대화 내용을 감청한 결과 테러범들이 파리에 이어 로마 등 유럽의 주요 도시를 다음 테러의 타깃으로 삼겠다는 교신 내용이 포착됐다”고 보도했다. 특히 NSA는 미국이 IS 공격을 주도하는 만큼 미국인이 테러의 표적이 될 수 있다고 경고했다. 미 정부는 전 세계 미국인을 대상으로 테러 위협에 주의하라는 경계령을 내렸다.
이번에 사살된 테러범들의 실체가 밝혀지지 않았고, 테러 단체 간 관계가 불명확한 것도 불안을 부채질하고 있다. IS를 추종하는 것으로 보이는 아메디 쿨리발리는 동영상에서 “쿠아시 형제에게 수천 유로를 줬다”고 주장했다. 쿠아시 형제는 사살되기 전 자신의 소속을 알카에다아라비아반도지부(AQAP)라고 밝힌 상태. 서로 반목하던 IS와 AQAP 등 두 조직이 이번에 서로 협력했다는 것이다.
유럽 각국은 파리 테러가 일단락된 이후에도 긴장을 늦추지 못하고 있다. 마뉘엘 발스 프랑스 총리는 13일 개원하는 프랑스 국회에서 새로운 테러방지 법안을 제안할 예정이다. 프랑스 정부는 치안 강화를 위해 주요 시설과 학교 등에 1만여 명의 군인과 경찰을 배치하기로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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