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슬람단체 집회 참석… 강력 메시지
‘이슬람 공격 반대’ 목소리 함께해… “관용으로 사회통합해야” 강조
앙겔라 메르켈 독일 총리(사진)가 프랑스 파리 연쇄 테러를 계기로 사회 통합을 부쩍 강하게 주문하고 있다. 특히 파리 테러 사건 이후 통합의 중요성을 강조하고 있다.
메르켈 총리와 연방정부 각료들은 13일 베를린 브란덴부르크 문 앞에서 열린 이슬람 교계와 터키계 단체의 ‘반(反)이슬람 반대 시위’에 참석했다. 이 자리에서 메르켈 총리는 “외국인 혐오주의와 인종주의, 극단주의는 이 땅에 설 자리가 없다”고 강조했다. 정부 수뇌부가 이슬람 단체 주도의 행사에 참석하는 것 자체가 강력한 메시지를 전달한 것이라는 평가다.
전날 독일을 방문한 아흐메트 다우토을루 터키 총리를 만난 자리에서는 “출신이 어디인지는 중요하지 않다. 이슬람인도 독일의 한 부분”이라고 밝혔다. 독일에는 약 400만 명의 터키계가 거주하고 있다. 앞서 메르켈 총리는 옛 동독지역 도시인 드레스덴을 중심으로 반이슬람 운동이 확산될 조짐을 보이던 지난해 12월 12일 자매 정당인 기독사회연합(CSU) 전당대회에서 “독일에서는 무슬림과 다른 소수자에 대한 증오가 설 땅이 없다”고 말하기도 했다.
메르켈 총리도 한때는 다문화 사회에 회의적이었다. 2010년 10월 포츠담에서 열린 기독민주연합(CDU) 청년당원 대상 연설에서 “다문화 사회를 건설해 함께 어울려 공존하자는 접근법은 완전히 실패했다”고 선언했다. 또 “독일어를 못하는 사람은 누구라도 환영받지 못한다”고 단언하기도 했다. 하지만 이후 독일의 미래를 위해서는 통합의 가치가 매우 중요하다면서 태도를 다시 바꿨다.
메르켈 총리가 지금 통합을 선도하는 것은 타협과 발전이라는 선순환 효과를 믿기 때문이다. 독일은 선거 때마다 연립과 제휴를 통해 여당과 야당, 그리고 연방정부와 주정부가 대타협을 이뤄내곤 했다. 이 과정은 지금의 독일을 만든 저력 중 하나다. 특히 메르켈 총리는 ‘앙겔라 메르켈이 모든 것을 삼킨다(Angela Merkel isst Alles)’는 얘기를 들을 정도로 모든 이슈와 정책의 용광로임을 자임하고 있다. 진보 성향의 사회민주당(SPD)이 제기한 사회보장제도 강화를 받아들였고 녹색당의 탈핵(脫核) 정책도 수용했다.
독일 북부 항구 도시인 함부르크에서 태어난 메르켈 총리는 목사인 아버지를 따라 옛 동독 지역에서 성장했다. 그는 독일 총리에 오르면서 동서 통합의 상징으로 떠올랐다.
메르켈 총리가 추구한 사회 통합의 리더십은 그 효과가 컸다. 통일 후유증으로 비틀거리던 독일은 사회 저변에 흐르는 합리적인 포용성을 바탕으로 개혁을 안정적으로 추진했다. 그 결과 독일은 ‘유럽 경제의 기관차’로 재탄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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