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슬람 수니파 무장단체 ‘이슬람국가(IS)’에 ‘한국인 가담설’이 제기되면서 IS의 실체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고 있다. 비(非)이슬람권 중에 IS 가담자가 많은 나라는 러시아 영국 프랑스가 꼽히고 있다. 한중일 등 동아시아권은 드물지만 아예 없다고 단정할 수 없는 상황이다. 지난해 10월 미국 워싱턴포스트(WP)는 미 중앙정보국(CIA) 자료를 인용해 IS에 중국인이 100명이며 소수의 일본인도 있는 것으로 보인다고 보도했다. 한국인에 대한 언급은 없었다.
중국인 가담자들은 한족 계열 주류가 아니라 이슬람교를 믿는 소수민족으로 알려졌다. 다모가미 도시오 전 일본 항공자위대 막료장도 지난해 9월 이스라엘 고위 인사에게서 나온 정보라면서 “일본인 9명이 조직원으로 활동하고 있다”고 했다. 일본 경찰은 지난해 10월 시리아에서 구인광고를 보고 일하러 가겠다며 출국하려던 20대 남자 대학생을 적발한 적도 있다.
한국인 가담설도 두 차례 나왔다. 지난해 12월 미국 브루킹스연구소 부설기관 도하센터 찰스 리스터 방문연구원이 자신의 트위터 계정에 “한국인 IS 대원”이라면서 한 남자 사진을 올려 한바탕 소동이 일어났다. 다행히 사진은 폐쇄된 지하디스트(이슬람 성전주의자) 추종 사이트에 수개월 전부터 돌던 것으로 한국인이 아닌 것으로 판명됐다.
지난해 9월 CNN은 이라크 북부에서 생포된 사우디아라비아 출신 IS 대원 하마드 알타미미(19)가 “한국 노르웨이 미국 캐나다 중국 등에서 온 사람이 있었다”고 말했다고 보도했다. 당시 국가정보원은 “사실 여부를 파악해 보려 했으나 현실적으로 파악이 불가능하다”고 말했다. 일각에선 북한 출신자가 아니냐는 추정도 나왔다.
미 국무부는 IS에 가담한 외국인들은 90개국 1만8000여 명으로 한 달 평균 1000여 명씩 늘고 있는 것으로 보고 있다. 일각에선 20만 명은 될 것이라는 분석도 있다. 주로 이념적 종교적 이유 때문에 시리아로 가지만 경제적 이유도 중요한 요인으로 꼽히고 있다.
IS는 ‘역사상 가장 부유한 테러조직’이라 불릴 정도로 돈이 많다. 수십 곳의 유전에서 나오는 원유 판매 수입으로 월급을 지급하고 집도 줄 정도라고 한다. 압둘라 2세 요르단 국왕은 지난해 9월 미국에서 열린 콘퍼런스에서 “IS는 대원들에게 1000달러(약 108만 원) 수준의 월급을 준다”며 “요르단 중산층 소득과 비슷하거나 더 높은 수준”이라고 밝혔다.
가장 큰 문제는 IS에 가담한 뒤 ‘반서구 테러리스트’가 돼 고국으로 돌아와 테러를 저지르는 경우가 늘고 있다는 점. 이번에 프랑스 파리 식품가게 인질극을 벌인 아메디 쿨리발리도 프랑스 태생으로 스스로 IS 조직원으로 활동하며 자금 지원까지 받았다고 했다. 전문가들은 IS 전사들이 ‘결심(Decide)→이동(Travel)→훈련·전투(Train&Fight)→귀국(Return)→테러모의(Plot)’ 등의 수순을 밟는 것으로 분석하고 있다. 제러미 샤피로 브루킹스연구소 연구원은 “미국과 유럽 출신 IS 대원 2000∼3000명 중 절반 정도가 고국으로 돌아온 것으로 파악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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