日 민주당 새 대표에 ‘아베 저격수’ 오카다

  • 동아일보
  • 입력 2015년 1월 19일 03시 00분


‘日 가해책임 반성’ 주장 지한파

일본 제1야당인 민주당의 새 대표로 오카다 가쓰야(岡田克也·61·사진) 전 외상이 선출됐다. 아베 신조 총리의 역사인식을 강하게 비판해 온 오카다 대표가 선출되면서 8·15에 맞춰 아베 총리가 발표할 이른바 ‘아베 담화’를 둘러싼 야당의 강한 견제가 예상된다.

신임 오카다 대표는 18일 도쿄(東京) 시내 한 호텔에서 열린 임시 전당대회에서 40대의 ‘젊은 피’ 호소노 고시(細野豪志·43) 전 간사장과 결선투표까지 가는 접전 끝에 새 대표로 당선됐다. 그는 당선을 확정지은 뒤 “지방선거와 참의원, 중의원 선거에서 승리하기 위해 다 함께 노력하자”고 말했다.

오카다 대표는 가문 학력 경력 등을 두루 갖춘 엘리트 정치인이다. 도쿄대 법학부를 졸업한 뒤 1990년 자민당 공천으로 금배지를 달았다. 하지만 3년 뒤 “자민당 장기 집권으로는 일본의 미래가 없다”며 야당 정치인으로 변신했다. 2004년 5월에도 민주당 대표로 선출된 적이 있다. 현재 9선이다.

그는 굴지의 유통 재벌인 이온그룹 창업자의 차남이지만 ‘정치자금’에 대한 추문이 전혀 없다. 술은 거의 입에 대지 않는다고 한다. 공식 일정이 끝나면 의원 숙소로 직행해 정책 자료집과 씨름하는 경우가 많다.

한국 외교가는 오카다 씨의 대표 당선을 반기는 분위기다. 그는 지한(知韓)파 인물로 한국 중국 등 이웃 국가와의 신뢰를 중시한다.

또 과거사와 관련해 ‘일본의 가해(加害) 책임’에 대한 깊은 반성을 주장해 왔다. 특히 아베 총리가 무라야마(村山) 담화를 계승한다면서도 담화의 핵심 내용인 식민 지배와 침략을 언급하지 않는 데 대해 지난해 1월 국회에서 강하게 추궁하기도 했다. 그는 이날도 아베 총리가 식민 지배와 침략에 대해 분명한 입장을 밝히지 않는다고 지적하면서 “과거의 잘못에 대해서는 확실히 인정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오카다 대표가 아베 정권의 독주를 견제할 제1야당을 이끌게 됐지만 민주당의 지지율이 자민당에 비해 크게 열세라는 점은 한계로 지적된다.

도쿄=박형준 특파원 lovesong@donga.com
#일본#일본 민주당#오카다 가쓰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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