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랍권 최빈국 예멘의 시아파 반군 세력 ‘후티’가 20일(현지시간) 대통령 궁과 관저 등을 장악해 쿠데타 위기에 처하면서 아랍 국가들 사이에서 불안감이 고조되고 있다.
CNN에 따르면, 후티는 수도 사나에서 정부군과 전투를 벌인 끝에 19일 대통령궁 일대를 장악하고 다음날인 20일 오후에는 궁 안으로까지 들어간 후 관저를 공격했다. 압드라부 만수르 하디 대통령은 당시 관저에서 회의 중이었던 것으로 알려졌으나 도피 여부를 포함해 현재 소재지가 밝혀지지 않은 상태다.
나디아 알사카프 정보장관은 트위터를 통해 “쿠데타가 일어났다”고 했으며 대통령궁 경비부대를 지휘하는 살레 알-자말라니 대령도 “반군이 무기고를 약탈했다. 쿠데타 말고는 다른 말로 설명할 수 없다”고 말했다.
한편 반군 지도자 압둘 말리크 알후티는 20일 오후 TV 연설을 통해 “우리는 예멘을 파괴하려는 게 아니다. 대통령은 외국 말만 듣지 말고 지난해 9월 우리와 맺은 휴전안을 이행하라”며 “유엔 안전보장이사회가 우리에 대해 어떤 결정을 하든 두렵지 않다”고 말했다. 반기문 유엔 사무총장은 반군을 향해 교전을 즉각 중단할 것을 요구했으며 유엔 안전보장이사회도 성명 발표를 검토 중이다.
예멘 북부를 거점으로 두고 있는 반군은 지난해 9월 수도를 장악한 후 정부군은 물론 알카에다 아라비아반도 지부(AQAP)와도 교전을 벌여왔다. 이들은 예멘을 6개 자치구역으로 나누는 연방제를 주요 내용으로 하는 새 헌법 초안에 대해 반대한다며 무장투쟁을 벌여왔다. 자원이 풍부한 중부, 남부까지 세력을 확장하려는 반군 입장에선 연방제가 걸림돌이 되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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