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르헨티나의 크리스티나 페르난데스 대통령이 아르헨 정국을 강타한 검사 의문사 사건에 ‘정보기관 해체’ 카드를 꺼내 들었다.
페르난데스 대통령은 26일 TV기자회견에서 지난주 발생한 알베르토 니스만 검사 피격 사망 사건의 책임을 물어 ‘정보사무국’을 전격 해체하겠다고 밝혔다. 이날 환자복을 연상시키는 흰옷 차림에 휠체어를 타고 나타난 그는 정보기관 개혁이 1983년 아르헨의 민주주의 복귀 이후 “국가적 채무”가 됐다며 2000여 명의 직원이 소속된 정보사무국의 해체와 ‘연방정보국’이란 새로운 기관 창설 구상을 발표했다.
이런 강수를 들고 나온 것은 18일 부에노스아이레스 자택에서 총격을 받고 숨진 채 발견된 니스만 검사의 죽음에 정부 개입 의혹을 불식시키기 위해서다. 니스만 검사는 1994년 85명이 사망하고 300여 명이 부상한 이스라엘-아르헨티나 친선협회(AMIA) 폭탄 테러 사건의 담당 검사였다. 그는 2006년 이란의 지원을 받은 레바논 무장 정파 헤즈볼라 조직원들의 소행이라는 수사 결과를 발표했다. 하지만 그 후 용의자 체포와 재판 문제를 둘러싼 이란과 아르헨티나 사이의 협상이 10년 가까이 지지부진하자 ‘페르난데스 대통령이 테러의 배후에 이란이 있음을 덮으려 한다’고 비판하고 나섰다. 또 이를 뒷받침할 증거를 19일 의회 비공개 청문회에서 제시하겠다고 했는데, 청문회 전날 주검으로 발견된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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