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랑스 정부가 직접 개설한 ‘反 IS 사이트’ 가보니…‘섬뜩’

  • 동아일보
  • 입력 2015년 1월 29일 14시 44분


최근 주간지 ‘샤를리 에브도’ 총기난사 테러를 겪은 프랑스가 이슬람 극단주의 무장단체의 실상을 알리는 웹사이트를 개설했다. 청소년의 가입을 부추기는 이슬람 국가(IS) 등 무장단체들의 온라인 선동에 맞서 정부 차원의 방지책을 마련하겠다는 취지다. 지금까지 이슬람 극단주의의 허상을 폭로하는 민간 사이트는 있었지만 서방국가의 정부가 직접 나선 것은 처음이다.

프랑스24 등 현지 언론은 프랑스 정부가 28일 공개한 ‘반(反) IS’ 웹사이트 ‘성전을 멈춰라(www.stop-djihadisme.gouv.fr)’를 소개했다. 이곳에 접속하면 IS의 홍보 문구를 소개한 뒤 이와 반대되는 실상을 알리는 2분 길이의 동영상이 흘러나온다. 먼저 “우리를 위해 희생하라. 고결한 주장을 지켜라”라는 IS의 선전 문구를 보여준 뒤 “너는 그곳에서 지옥을 발견하게 될 것이다. 가족들과 떨어져 쓸쓸히 혼자 죽어갈 것”이라는 실상을 알려주는 방식이다. 또 “이곳으로 와서 우리의 영웅들과 가정을 만들어라”라는 문구 뒤에는 “당신은 전쟁과 공포 속에서 아이를 기르게 될 것”이라고 경고하기도 한다. 여기에는 무장단체들이 시민들을 학살하고 비이슬람교도를 처형하는 장면 등이 포함돼 있다.

이 웹사이트는 각 항목에 이해, 행동, 동원 등 이슬람 무장단체가 쓰는 군사용어를 차용하는 등 IS의 전사모집 방식을 비슷하게 흉내냈다. 무장단체에 관심이 있는 청소년들의 호기심을 자극하기 위한 것이다. 또 가정이나 학교에서 특정 청소년이 이상한 행동을 할 경우 상담 및 신고를 할 수 있는 무료전화도 함께 소개했다.

프랑스 당국은 지금까지 400여 명의 프랑스인이 IS에 가입하기 위해 이라크나 시리아로 갔고 70여 명이 무장단체의 테러 등으로 희생된 것으로 파악하고 있다. 피에르 앙리 브랑데 프랑스 내무국 대변인은 “이 웹사이트는 무장단체의 선전에 빠진 청소년들에게 가족과 친지, 정부가 이들의 고민을 듣고 있고 대답할 수도 있다는 것을 보여주는 최소한의 장치”라고 CNN에 전했다.

최창봉 기자 ceric@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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