英교육부 “초등생 구구단 12단까지 외워야”

  • 동아일보
  • 입력 2015년 2월 3일 03시 00분


“3명중 1명꼴 산수도 못해”… 수학 실력 OECD 최하위권
교육계-학부모 찬반 엇갈려

영국 정부가 초등학생 수학실력을 끌어올리기 위해 졸업 전까지 곱셈 구구단을 12단까지 외우도록 하는 것을 제도화하겠다고 밝혔다.

니키 모건 교육부 장관은 1일 영국 선데이타임스에 낸 기고문에서 “교육정책의 실패로 초등학생 3명 중 1명이 읽고 쓰는 것은 물론이고 산수조차 못한다”면서 “모든 초등학생이 중학교에 들어가기 전까지 구구단을 12단까지 외우고, 문법에 맞는 에세이를 쓸 수 있게 하는 인증 시험을 제도화하겠다”고 밝혔다. 구체적인 시험 도입 시기는 언급하지 않았다.

모건 장관은 이날 BBC 대담 프로그램에 출연해서도 “초등학교 때 벌어진 학력 격차는 이후 따라잡기 어렵다. 어린 학생들의 장래는 대단히 중요하기 때문에 초등교육의 실패는 용납될 수 없다”고 말했다.

그의 발언은 영국 초등학생들의 학습능력이 국제 기준으로 최하위권이라는 위기감에서 나온 것이다. 실제로 영국은 2014년 현재 기초 과목인 수학과 국어 교육부문에서 주요 선진국 26개국 중 최하위권인 23위를 기록했다.

모건 장관의 발언에 대해 “무너진 공교육을 다잡는 데 필요하다”라는 찬성론과 “창의성을 해친다”라는 반대론이 팽팽히 맞서고 있다.

두 딸을 둔 아버지 베브 버클리 씨는 영국 언론과의 인터뷰에서 “영국 초등학교 교육은 심각하게 부실하다”며 “기초학력은 평생 자산인 만큼 구구단 외우기 시험 등을 통해 엄격하게 관리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반면 러셀 하비 전국교장협회장은 “이번 정책은 5월 총선을 앞두고 표를 의식한 공약에 불과하다”며 “학생들의 의욕 고취는커녕 부작용만 부를 것”이라고 말했다.

이설 기자 snow@donga.com
#영국#초등생#구구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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