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터 美국방 지명자 인준 청문회 “北 탄도미사일 美본토 직접적 위협… 요격미사일 체계 강화”

  • 동아일보
  • 입력 2015년 2월 5일 03시 00분


“소니해킹 같은 사이버테러 대비”

애슈턴 카터 미국 국방장관 지명자(사진)는 4일(현지 시간) 북한이 대륙간탄도미사일(ICBM)로 미국 본토를 위협할 가능성에 대비해 “미사일방어(MD) 체계를 대폭 강화하겠다”고 밝혔다. 또 “(소니픽처스 해킹과 같은) 사이버테러 위협에 대비하겠다”고 말했다.

카터 지명자는 이날 상원 군사위원회(위원장 존 매케인·공화) 주최로 열린 인준 청문회에서 “북한의 대량살상무기(WMD)와 탄도미사일은 미국 본토에 직접적 위협”이라며 “(북한의 미사일 위협에 대비해) 특히 캘리포니아와 알래스카의 지상발사 요격미사일(GBI) 체계를 강화할 것”이라고 말했다.

미 국방부는 북한이 미 본토를 ICBM으로 공격하겠다고 위협한 직후인 2013년 3월 “2017년까지 알래스카 포트그릴리 기지에 GBI 14기를 추가 배치할 계획”이라고 밝힌 바 있다.

카터 지명자가 인준 청문회에서 ‘MD 대폭 강화’ 입장을 밝힘에 따라 버락 오바마 대통령의 남은 임기 2년 동안 미국의 독자적인 MD 강화 및 한미일 3국의 MD 공조 강화 작업이 가속화될 것으로 전망된다. 이런 가운데 중국이 반발하고 있는 고고도미사일방어(THAAD·사드)의 한반도 배치 문제도 본격적인 공론화 과정을 거칠 가능성이 크다.

카터 지명자는 과거에도 북한의 ICBM 능력에 강경한 입장을 보여 왔다. 북한이 2006년 7월 미국을 겨냥한 장거리 미사일 발사 실험을 하자 윌리엄 페리 전 국방장관과 함께 시사주간 타임에 기고문을 싣고 “미국은 북한의 미사일 발사 시설에 정밀 타격(surgical strike)을 해야 한다”고 주장하기도 했다.

그는 모두발언에서 이슬람국가(IS)의 발호와 러시아의 세력 확대 등 미국의 국가안보를 위협하는 국제정치적 움직임을 열거하면서 “앞서 잭 리드 상원의원이 지적한 사이버테러 역시 그 가운데 하나”라고 언급했다. 이에 앞서 리드 의원은 카터 지명자를 소개하면서 북한을 직접적으로 거명하지는 않은 채 “소니픽처스에 대한 해킹 사건은 작은 악당국가(rogue)가 태평양을 건너 미국의 표현의 자유를 공격할 수 있다는 사실을 보여준 사례”라고 지적했다. 한편 카터 지명자는 조지 W 부시 행정부 시절인 2006∼2008년 콘돌리자 라이스 당시 국무장관의 참모 역할을 맡는 등 공화당과도 비교적 좋은 관계를 유지하고 있어 인준 청문회를 무난히 통과할 것으로 전망된다.

워싱턴=신석호 특파원 kyle@donga.com
#카터#미국#탄도미사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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