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부자와 빈자의 격차를 의미하는 소득 양극화가 전 세계의 화두다. 중산층의 붕괴와 계층 간 괴리에 대해 각국은 연초부터 시급하게
풀어야 하는 우선 과제라고 밝혔지만 풀기가 쉽지 않다. 전통적인 방식으로 성장과 분배의 균형을 맞추기 힘든 환경에 놓여 있기
때문이다. 이에 대해 경제협력개발기구(OECD)는 9일 “주요 20개국(G20)이 성장 촉진만 고집하지 말고 소득 불균형 개선에도
초점을 맞추는 정책을 실행하는 것이 시급하다”고 밝혔다. 또 경제 위기 충격으로 더 심각해진 저소득층과 청년층을 중심으로 한
사회적 스트레스를 해결하는 것이 장기적인 과제라고 덧붙였다. 양극화가 얼마나 심각한지 짚어 본다. 》
브라질 매립장 사고 위험에도 생존 위한 사투 인도 재단사는 냉장고 1대 사는 데 10년 저축
브라질의 일부 도시 빈민들은 재활용품을 팔아 생계를 이어가기 위해 쓰레기 매립장을 헤집고 다닌다. 사진은 리우데자네이루 외곽의 자르징 그라마슈 매립장. 사진 출처 ABC뉴스양극화 물결에 휩쓸린 인도와 브라질의 하층민들은 빈곤의 긴 터널을 지나고 있다.
인도 동부의 시골마을 라메시와르푸르에 사는 재단사 산토시 초드후리 씨의 아내 수쇼마 씨는 냉장고 하나 구하는 데 10년이 걸렸다. 이들의 집에서는 음식물을 보관할 수 없어 매일 아침 그날 먹을 음식을 사와야 했다.
초드후리 씨는 냉장고를 사고 싶었지만 그의 형편엔 너무 비쌌다. 초드후리 씨는 방 두 개짜리 허름한 집을 일터 삼아 재단사로 일하고, 가끔은 공장에서 파트타임으로 일했다. 그의 하루 수입은 3∼4달러(약 3300∼4400원). 열심히 저축했지만 냉장고 살 돈을 모으는 것은 쉽지 않았다. 이웃들의 형편도 비슷해 200여 명이 사는 이 마을에서 냉장고를 가진 집은 하나도 없다.
초드후리 씨가 꿈을 이루는 데 걸린 시간은 10년. 지난달 초드후리 씨는 콜카타 시내의 한 전자제품 판매점에서 겨울 할인을 받아 1만1000루피(약 19만6000원)에 냉장고를 구입했다.
냉장고가 마을에 들어오던 날 이웃들도 길가에 늘어서서 3륜 자전거에 실려 온 냉장고를 구경했다. 수쇼마 씨는 악령을 쫓아내고 축복을 기원하는 종교적 의식을 한 뒤 냉장고를 집 안에서 가장 눈에 잘 띄는 자리에 배치했다. 냉장고는 잠재적으로 초드후리 씨 가족의 삶을 바꿀 것이라고 BBC는 평가했다.
남미 최대 규모의 쓰레기 매립장이었던 브라질 리우데자네이루 외곽의 자르징 그라마슈 쓰레기 매립장에서 재활용품을 주워 생계를 유지하는 ‘카타도르’ 중 한 명인 글로리아 크리스티나 두스 산투스 씨. 그는 쓰레기 더미 속에서 사고와 질병, 죽음의 공포에 떨어야 했다. 매립장은 위험했다. 죽은 동물, 낙태한 태아, 심지어 사람의 시체도 쓰레기 더미에 섞여 있었다. 산투스 씨는 주삿바늘을 밟은 뒤 6개월 동안 일을 할 수 없었다. 또 쓰레기 더미에 깔린 적도 있었는데, 친구가 파내서 겨우 목숨을 건졌다.
산투스 씨는 쓰레기 속에서 ‘구원’을 받기도 했다. 쓰레기로 버려진 책을 모아 일주일에 4, 5권씩 읽었다. 산투스 씨는 “치료를 받지 않았는데, 책들이 나를 살렸다. 책은 내가 다른 삶을 사는 방식이었다”고 말했다. 여덟 살 때부터 카타도르로 일했던 치앙 산투스 씨도 쓰레기 더미에서 건진 책으로 인생을 개척했다. 질퍽한 쓰레기 속에서 건져낸 마키아벨리의 ‘군주론’을 다리미로 말린 뒤 읽고 또 읽었다. 여기서 얻은 지혜로 카타도르협회를 세우기도 했다.
이 매립장은 2012년 리우데자네이루에서 열린 유엔 지속가능발전 정상회의 직전 폐쇄됐다. 34년간 운영되던 이 매립장이 폐쇄된 이후 약 2000명에 달했던 카타도르들의 삶은 더욱 힘들어졌다. 일부 카타도르들은 위로금을 받긴 했지만 직업을 잃었다.
중국 쓰촨 성에서 열린 호화 애견 결혼식. 사람들이 애견을 꽃가마에 태우고 결혼식장으로 향하고 있다. 사진 출처 쓰촨온라인양극화 시대 중국에선 부자들이 빠른 속도로 증가하고 있다. 영국 BBC는 최근 “지난해 중국 본토(홍콩, 마카오 제외)에서 1000만 위안(약 17억4540만 원) 이상의 자산을 가진 부자는 전년보다 3.8% 늘어난 109만 명, 10억 위안(약 1745억 원) 이상의 ‘슈퍼리치’는 200명 늘어난 8300명”이라며 “일부 부유층의 호사는 호화스러운 저택에서 날마다 파티를 벌이는 소설 ‘위대한 개츠비’의 한 장면을 연상케 한다”고 전했다.
미국 비즈니스인사이더 온라인판은 20대 영국 여성의 눈에 비친 중국 부유층의 생활을 전했다. 중국 여행을 하다가 항저우 시의 한 가정에서 놀이교사로 일한 대학생 소라야 헤이다리 씨. 그가 일한 집은 영화관 수영장 헬스장 엘리베이터 등을 갖추고 있었다. 여주인의 옷장은 매주 전용 디자이너가 제작한 옷과 구두로 가득했으며 주말 저녁상에는 50종류가 넘는 요리가 올라왔다. 여주인은 두둑한 용돈은 물론이고 자신의 장신구와 옷가지 등을 종종 선물로 건넸다.
사업가인 주인 부부는 이따금 어린 아들을 위한 ‘스타 초청 놀이’를 열었다. 가족 만찬에 홍콩 유명 가수를 초청하거나 패션쇼를 열어 아들이 피날레를 장식하게 했다.
해외 언론은 중국 부자들의 통 큰 소비에 주목했다. 미 CNN은 지난해 스모그로 몸살을 앓다가 운동장 전체에 500만 달러(약 54억8650만 원)를 들여 지붕을 얹은 베이징순이(北京順義)국제학교(ISB)의 이야기를 전하며 “대단한 발상”이라고 표현했다. 일부 부유층은 중국 내에서 식품안전사고가 빈번히 일어나자 아예 개인 농장을 사들인 뒤 소 닭 채소 과일 등을 길러 그날그날 먹을 식재료를 공수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호화 결혼식의 규모도 상상을 초월한다. 최근 유튜브에서는 무지개 색을 염두에 둔 듯한 형형색색의 람보르기니 20대를 동원한 한 중국인 커플의 결혼식 영상이 화제를 모았다.
지난해 중국 쓰촨(四川) 성에서는 호화 애견 결혼식이 열렸다. 신랑견과 신부견은 사람이 드는 꽃가마를 타고 집에서 식장까지 30km를 이동했다. 결혼 예물로 16개 상자가 오갔고, 들러리 개들도 이들 뒤를 따랐다고 인터넷신문 쓰촨온라인은 전했다.
미국에서도 중국인 유학생들의 사치 풍조가 조명을 받는다. 최근 미국 뉴스사이트 보캐티브에는 외제차가 즐비하게 늘어선 파티 현장을 담은 동영상이 올라왔다. 보캐티브는 “중국 부유층 자녀들은 파티용과 학교용 차를 따로 두는 것은 물론이고 개인 요트와 제트기까지 갖고 있다”고 밝혔다.
중국 부자들을 연구하는 후룬연구소에 따르면 중국 정부가 부패 척결에 나서고 있지만 주택, 요트, 제트기에 대한 부자들의 관심은 여전히 뜨겁다. 보고서는 “최근 캐나다에서 열린 요트와 제트기 박람회에도 중국인 고객들의 발길이 끊이지 않았다”며 “앞으로 3년 안에 1000만 위안, 1억 위안(약 175억 원) 이상 중국 부자가 각각 121만 명, 7만3000명까지 늘어날 것”으로 내다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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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5-02-11 07:27:17
빈부격차를 줄이는데 세계 각 나라 정치인들은 힘을 써야 한다. 유엔이 주도적 역활을 해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