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리 이어 덴마크 테러 타깃 돼… 佛선 유대인 묘 수백기 훼손
네타냐후 “이스라엘로 돌아오라”… 덴마크 테러범은 중동출신 이민자
경찰, 테러지원 용의자 2명 체포
지난달 프랑스 파리 테러 때 유대교 식품점이 공격당한 데 이어 14일 덴마크 코펜하겐에서 이슬람 극단주의자의 소행으로 보이는 유대교 회당 총격 사건까지 일어나자 유럽 내 유대인들이 ‘반(反)유대주의’ 공포에 떨고 있다. 이스라엘로 가기 위해 짐을 싸는 유럽 유대인들의 ‘엑소더스(대탈출)’ 현상까지 나오고 있다.
덴마크에는 7000여 명의 유대인이 살고 있다. 유대인들에게 덴마크는 제2차 세계대전 시기 나치의 홀로코스트 때에도 자신들의 목숨을 지켜냈으며 전후에도 유대인이 살기에 가장 안전한 곳이라는 평가를 받던 곳이다. 그러나 이번 테러로 안전지대가 아님이 증명됐다. 유대인의 이스라엘 이민을 주관하는 유대기구(Jewish Agency)의 이갈 팔모르 대변인은 “유럽 대륙 전역에서 유대인 공동체의 학교, 시너고그(예배당), 식료품점 등에 대한 혐오 범죄와 폭력 위협이 점점 커져 살기 힘들어지고 있다”고 말했다.
스웨덴 스톡홀름에서 15일 열릴 예정이던 유대인 단체 행사는 안전에 대한 우려로 취소됐다. 프랑스에서도 이날 동북부 알자스 지방 스트라스부르에 있는 유대인 묘 수백 기가 훼손된 사실이 확인돼 당국이 ‘유대인 혐오 범죄’ 가능성에 대해 조사를 착수했다. 메나헴 마르골린 유럽유대인협회(EJA) 사무총장은 유럽연합(EU) 지도자들에게 “하루 24시간, 일주일 내내 유대인 시설을 보호할 필요가 있다”며 반유대주의를 막는 조치를 강화해 달라고 촉구했다.
베냐민 네타냐후 이스라엘 총리는 15일 “유대인들이 유럽 땅에서 단지 유대인이라는 이유만으로 또 피살되고 말았다”며 “이스라엘은 ‘유대인 여러분의 집’이다. 형제들을 언제든지 환영할 것”이라며 유럽 유대인들을 향해 이스라엘로 돌아오라고 촉구했다. 그는 이날 내각회의에서 프랑스, 벨기에, 우크라이나 등 유럽에서 유입되는 이민자들을 흡수할 수 있도록 1억8000만 셰켈(약 510억 원)의 예산을 배정하도록 지시했다.
지난해 전 세계에 흩어져 있는 유대인이 이스라엘로 돌아오는 것을 뜻하는 ‘알리야’를 통해 돌아온 사람은 총 2만6500명에 이르렀다. 2013년보다 32%나 증가한 것으로 10년 만의 최대치다. 프랑스에서는 지난해 7000명의 유대인이 이스라엘로 떠나 세계 1위를 차지했다. 더불어 유대인들의 이스라엘 이민을 주관하는 유대기구가 프랑스 전역에서 개최한 이민박람회에는 8000여 명의 유대인이 몰렸다. 유대기구는 올해도 약 1만5000명이 프랑스를 떠날 것으로 전망했다.
프랑스의 유대인 인구는 50만 명 정도. 대부분 부유층인 이들의 엑소더스는 가뜩이나 어려운 경제에 더욱 큰 부담을 안겨 줄 것으로 전망된다.
한편 덴마크 경찰은 코펜하겐 총격 테러의 용의자는 22세 중동 출신 이민자 덴마크인이라고 밝혔다. 오마르 엘후세인이란 이름의 용의자는 폭력과 무기 소지 전과자로 약 2주 전에 출소한 것으로 알려졌다. 경찰은 용의자가 1차 총격에 사용한 것으로 추정되는 자동소총도 발견했다고 덧붙였다. 덴마크 보안 당국 관계자는 “용의자가 이슬람국가(IS)나 알카에다와 연계됐는지는 수사 중”이라고 말했다.
경찰은 또 총격 사건의 조력 용의자 2명을 체포해 조사 중이라고 밝혔다. 경찰은 “두 남성은 총격 용의자의 범행을 지원하고 방조한 혐의”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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