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리스의 구제금융 협상이 또다시 결렬됐다. 유로존(유로화 사용 19개국)은 20일 예정된 회의가 그리스의 운명을 결정할 마지막 협상이라며 사실상의 최후통첩을 했다.
유로존 재무장관 협의체인 유로그룹은 16일 벨기에 브뤼셀에서 그리스의 현행 구제금융 프로그램을 6개월 자동연장하면서 노동·세제개혁을 요구하는 안을 제시했으나 그리스의 반대로 결렬됐다. 유로그룹 의장인 예룬 데이셀블룸 네덜란드 재무장관은 그리스에 시간이 없다며 압박했다. 그는 “20일에 유로그룹 회의가 있을 수 있지만 그리스가 구제금융 연장을 요청해야만 열릴 것”이라고 말했다. 야니스 바루파키스 그리스 재무장관은 “현 구제금융 조건을 지속하라는 유로그룹의 요구는 터무니없는 것”이라고 반발했다.
그리스는 28일 끝나는 구제금융 프로그램을 연장하지 않는 대신 경제협력개발기구(OECD)와 협력해 새로운 4개년 개혁 계획을 수립해 채무 재조정과 함께 8월 말까지 채권단 협상을 타결하겠으니, 이 기간 동안 유동성을 지원해 달라고 요구하고 있다. 반면 유럽연합(EU), 유럽중앙은행(ECB), 국제통화기금(IMF) 등은 구제금융을 연장해 기존 긴축정책 약속을 이행하라고 맞서고 있다.
20일 협상 타결 전망은 엇갈리고 있다. 댄 데이비스 애널리스트는 “유로그룹과 그리스의 협상은 잠정적 자금 지원 협상이지 새로운 프로그램을 논의하는 것은 아니기 때문에 곧 합의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반면 파이낸셜타임스(FT)는 “구제금융 연장을 위한 각국 의회 인준에 시간이 필요한 상황이어서 유로그룹은 이날(16일) 무산으로 사실상 협상이 실패로 끝날 가능성이 크다”며 비관적 입장을 내놨다.
한편 투자은행 JP모건은 “협상 타결이 무산되면서 그리스 은행들의 예금인출 사태(뱅크런)로 약 14주 안에 그리스의 자금이 바닥날 수 있다”고 경고했다. JP모건은 그리스 은행에서 한 주에 평균 약 20억 유로(약 2조5200억 원)의 예금이 이탈하고 있다고 분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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