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뉴욕에 거주하는 젊은 남성 3명이 이슬람 수니파 극단주의 무장단체 ‘이슬람국가(IS)’에 가담하려다 수사 당국에 붙잡혔다. 캐나다의 20대 여성도 IS에 합류한 것으로 밝혀지고 이에 앞서 영국 10대 소녀 3명도 IS에 가담하기 위해 가출하는 등 서방 젊은이들의 IS행이 줄을 잇고 있다.
뉴욕타임스와 CNN 등에 따르면 미 연방검찰은 25일 카자흐스탄 국적의 아크로르 사이다크메토프(19), 우즈베키스탄 국적의 압두라술 하사노비치 주라보프(24)와 아브로르 하비보프(30)를 뉴욕과 플로리다에서 체포했다. 사이다크메토프는 이날 오전 뉴욕 JFK 공항에서 터키 이스탄불로 출국하려다 여객기에 오르기 직전에 덜미를 잡혔다. 다음 달 시리아로 떠나기로 했던 주라보프는 같은 날 브루클린 집에서 붙잡혔다. 하비보프는 항공료 대납 등 사이다크메토프의 IS행을 지원한 혐의로 플로리다에서 체포됐다. IS에 지원하기 위해 공모한 혐의로 체포된 이들은 유죄가 확정되면 최대 15년까지 징역형을 받게 된다. 사이다크메토프와 주라보프는 미국 영주권자다.
이 3명은 버락 오바마 대통령 저격 계획을 세우고 여객기를 납치해 IS 지역에 강제 착륙하는 방안까지 강구한 것으로 드러났다. 이들은 최근 미국 등 세계 곳곳에서 등장하는 자생적 테러리스트인 ‘외로운 늑대’다. 중동지역은 단 한 번도 방문한 적이 없었으나 IS의 선전 동영상을 보고 가담하기로 결정했다. 브루클린의 한 레스토랑 종업원으로 평소 IS를 동경해온 주라보프는 지난해 8월 8일 IS의 우즈베크어 선전 웹사이트 ‘힐로파트뉴스’에 접속해 ‘나는 현재 미국에 있다. 무기도 없다. 하지만 어디서든 순교하는 게 가능할까? 오바마를 쏘고 자살하자는 것인데 그게 가능할까?’라는 글을 남겼다.
미 연방경찰은 주라보프의 글을 보고 같은 달 15일 그의 집에 요원을 파견해 면담을 했다. 주라보프는 IS에 대해 강한 신념을 가지고 있었고 가능하면 오바마 대통령에게 해를 끼치겠다고 대답했다. 옛 직장 동료인 사이다크메토프도 같은 생각이라고 했다. 사이다크메토프는 당시 하비보프가 운영하는 주방용품 및 휴대전화 수리점에서 일하고 있었다.
주라보프는 같은 달 26일 힐로파트뉴스 관리자에게 e메일을 보내 “어떻게 하면 IS 지역에 들어갈 수 있느냐”며 구체적인 방법에 대해 물었고 웹사이트 관리자는 일단 터키로 이동해 시리아 국경에서 IS에 합류하라는 정보를 전달했다. 9월 말에는 IS의 뉴욕 현지 정보원이 주라보프와 사이다크메토프를 뉴욕의 이슬람 사원에서 만나 IS 지역으로 가는 더 구체적인 방법을 알려줬다.
이들은 웹사이트에 IS행 계획 등을 그대로 올리는 등 매우 부주의했다. 국토안보부는 6개월 이상 이들의 계획을 치밀히 추적했다. 이들은 체포 후 조사 과정에서 ‘미군에 입대해 미군을 공격하겠다’ ‘47(칼라시니코프 소총)을 구입해 경찰을 향해 쏘겠다’ ‘미연방수사국(FBI) 직원을 사살하겠다’ ‘뉴욕 코니아일랜드에 폭탄을 터뜨리겠다’ 등의 실행 계획을 털어놨다.
윌리엄 브래턴 뉴욕 시 경찰국장은 이날 기자회견에서 “외로운 늑대가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를 통해 의식화되거나 중동 IS 지역에 들어가 전투방법을 배워 돌아오는 것은 매우 우려할 만한 일”이라고 말했다.
이와 함께 캐나다에서 20대 여성이 IS에 가담하려고 지난해 여름 시리아로 떠났다고 캐나다 CBC방송이 25일 보도했다. ‘아이샤’라는 가명의 이 여성은 인터넷을 통해 같은 도시에 사는 IS 관련 여성을 만나 IS 지역인 시리아의 락까로 들어갔다. 아이샤는 IS 지역에서 집으로 전화를 걸어 “내가 죽을 곳은 시리아”라고 말했다. 아이샤는 온건한 무슬림 집안에서 자랐으나 대학을 중퇴한 뒤 이슬람 교리 학습에 매달려 외출할 때는 얼굴 전체를 가리는 니깝을 쓰고 집에서는 컴퓨터에만 매달리는 등 가족과 사회관계에서도 멀어졌다.
미국 정부는 IS에 합류하려는 잠재적 테러리스트를 막기 위한 일제 조사를 벌이는 한편 전담 기구를 설치하는 등 전방위적 대책 마련에 착수했다. 오바마 대통령은 25일 사이버테러 세력의 정보 분석을 담당할 ‘사이버위협정보통합센터(CTIIC)’를 설치하기로 했다고 밝혔다. 국가정보국 산하에 설치되는 CTIIC는 미 정부에 분산된 사이버테러 분석 능력을 총괄하는 임무를 맡게 된다.
FBI는 50개 주 전역에서 잠재적 테러리스트에 대한 전면 조사에 들어갔다. 제임스 코미 FBI 국장은 이날 전미법무장관연합회(NAAG) 연례 동계회의 동영상 메시지에서 “IS의 선전선동 전략이 잘못된 길을 통해 의미를 찾으려는 사람에게 영향을 주고 있다”고 경고했다.
누리꾼들은 “IS 가담 위해 출국, 대체 왜 그런 결정을 하는 걸까” “IS 가담 위해 출국, 충격적이다” “IS 가담 위해 출국, 전 세계적인 문제” 등의 반응을 보였다.
IS 가담 위해 출국. 사진=BBC 홈페이지 동아닷컴 디지털뉴스팀 기사제보 dnews@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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