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혈진압 비극’ 美흑인들 셀마 행진 50주년
오바마, 부인-두 딸과 기념식 참석… 흑인청년 경찰총격에 또 숨져
법무부 “퍼거슨 경찰 인종차별 만연… 시스템 개혁 위해 조직해체도 검토”
1965년 3월 7일 미국 앨라배마 주 셀마의 에드먼드 페터스 다리 위에서는 흑인 참정권 확대를 요구하는 마틴 루서 킹 목사 등 600여 명의 평화 행진이 있었다. 경찰의 무자비한 진압으로 ‘피의 일요일’로 불리는 그날을 기억하기 위해 꼭 50년 뒤인 7일 열린 ‘셀마 행진’ 50주년 기념식에는 미 역사상 흑인 최초로 백악관 주인이 된 버락 오바마 대통령이 부인 미셸 여사와 두 딸의 손을 잡고 참석했다. 2008년 민주당 대선 후보일 때 참석한 뒤 7년 만이었다.
오바마 대통령은 40분간의 연설에서 50년 전 행진 참가자들 이름을 일일이 호명한 뒤 “정의로운 미국을 만들려던 사람들의 노력이 마침내 승리를 거뒀다”며 “지난 50년간 상황은 많이 달라졌지만 최근 미주리 주 퍼거슨 사건에서 보듯 미국 내에서 인종차별은 여전히 존재한다. 셀마의 행진은 아직 끝나지 않았다”고 강조했다.
공교롭게도 이날 위스콘신 주에서는 비무장 흑인 10대가 백인 경관에 의해 또다시 총격 살해당한 사건이 일어났다. 매디슨 시는 6일 밤부터 다음 날 아침까지 “흑인의 생명도 소중하다”고 외치는 항의 시위대들에 둘러싸였고 이에 경찰국장과 시장이 진정할 것을 호소했다고 CNN 등은 전했다.
한편 이날 셀마 행진 행사는 지난해 퍼거슨 시 흑인 폭동을 촉발한 시 사법당국의 흑인 차별 행위에 대한 법무부의 조사 결과가 나온 직후 열린 것이라 의미가 더욱 컸다. 4일 발표된 퍼거슨 보고서에 따르면 미 법무부는 연방수사에서 지난해 8월 비무장 상태의 마이크 브라운(18)이 대런 윌슨 백인 경관의 총에 맞고 사망한 사건에 대해 퍼거슨 시 정부조직이 상습적인 흑인 차별을 자행했다고 결론지었다.
이에 대해 6일 에릭 홀더 법무장관은 기자들과 만나 “퍼거슨 경찰의 (흑인 차별) 상황이 확실하게 바뀔 수 있도록 법무부의 모든 권한을 사용할 준비가 돼 있다”면서 “현 경찰조직을 완전히 해체하는 안까지 포함해 일하는 시스템을 완전히 새로운 구조로 바꾸겠다”며 강도 높은 개혁을 약속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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