NYT보도 8일만에 해명 나서
국무부에 업무관련 이메일 공개요청… 공화 “믿을수 없는 사람” 공세 강화
지지율 44%로 큰 변화 없어
내년 미국 대선의 유력한 민주당 후보인 힐러리 클린턴 전 국무장관이 재임 당시 개인 이메일 사용 논란에 대해 “편의 때문이었다”며 적극 해명에 나섰다. 해명에도 불구하고 논란은 수그러들지 않아 대선 가도에 악재가 될 수도 있다는 전망이 나오고 있다.
클린턴 전 장관은 10일 뉴욕 유엔본부에서 여성 인권 연설을 한 후 열린 기자회견에서 “재임 시절(2009∼2013년) 편의를 위해 한 개의 휴대전화와 한 개의 이메일 계정을 이용했다”며 “돌이켜 생각해보면 (관용과 개인) 이메일 계정을 각각 따로 썼어야 더 현명했다”고 말해 간접적으로 실수를 인정했다.
2일 뉴욕타임스(NYT)가 ‘재임 기간에 관용 이메일 계정을 만들지 않은 채 개인 이메일만 사용했으며, 개인 이메일을 국무부 서버에 저장해야 하는 연방기록법을 위반했다’고 보도한 지 8일 만에 클린턴 전 장관이 처음 입을 연 것이다.
그러나 클린턴 전 장관은 “규정을 충실히 준수했다”며 “당시 법에 따라 내가 개인 이메일을 사용하는 것이 허용됐다는 사실은 반박의 여지가 없다”고 강조했다. 실제 연방기록법에는 정부 관리들이 관용 이메일만 써야 한다는 규정은 없다. 그의 개인 이메일 서버는 남편 빌 클린턴 전 대통령을 위한 것으로 보안기관의 보호를 받고 있고 해킹이 되지 않았다는 점도 덧붙였다.
클린턴 전 장관은 “개인 이메일을 통해 국가 기밀 정보를 주고받거나 내용을 감출 의도가 아니었다”며 “업무와 관련된 이메일은 국무부에 제출했다”고 밝혔다. 그는 논란이 일자 4일 국무부에 이메일 6만2320건 중 3만490건을 공개하라고 요청했다.
공개하지 않은 절반에 대해 그는 “딸의 결혼, 모친의 장례, 요가 일정 등 개인적인 내용이어서 삭제했고 이해해 줄 거라 생각한다”고 말했다. 국무부가 이메일 내용을 검토한 뒤 온라인에 공개하는 데는 수개월이 걸릴 것으로 보인다.
공화당은 오히려 공세 수위를 높이고 있다. 공화당은 클린턴 전 장관의 해명 직후 “그가 믿을 수 없는 사람이란 것을 보여주는 것”이라고 비난했다.
2012년 클린턴 전 장관 재임 때 일어난 리비아 벵가지 미국영사관 피습 논란을 조사 중인 위원회의 트레이 가우디 위원장(공화·사우스캐롤라이나)은 “개인 메일 서버를 직접 볼 수 없으면 공개돼야 할 모든 문서를 국무부가 얻었는지 알 수 없다”고 말했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은 10일 “클린턴 전 장관이 정말 일과 관련된 이메일을 모두 넘겼는지 알 수 없으며, 왜 재임 시절 일찍이 국무부 서버에 저장하지 않았는가”라고 지적했다. NYT도 “후회와 방어적인 모습을 보이는 와중에도 메일의 전부를 공개하지는 않겠다는 태도는 여전했다”고 비판했다.
이메일 논란에도 클린턴 전 장관의 지지도에는 별다른 영향이 없는 것으로 나타났다. 10일 발표된 NBC방송과 WSJ 공동 여론조사 결과에 따르면 호감도 44%, 비호감도 36%로 1월 조사(호감도 45%, 비호감도 37%) 때와 비슷한 것으로 나타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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