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진핑(習近平) 중국 국가주석의 반부패 드라이브에 걸려 낙마한 최고위 군부 인사인 쉬차이허우(徐才厚) 전 중앙군사위원회 부주석이 15일 방광암으로 사망했다고 관영 신화통신이 보도했다. 향년 72세.
말기 방광암을 앓아온 쉬 전 부주석은 암세포가 전신에 전이돼 이날 병원에서 숨을 거뒀다고 통신은 16일 전했다. 쉬 전 부주석은 직권을 남용해 부하의 승진을 돕고 거액의 뇌물을 받은 혐의로 체포돼 지난해 6월 공산당 당적을 박탈당했다. 지난해 10월에는 인민해방군검찰원이 쉬 전 부주석에 대한 사법절차에 들어갔다고 발표했다. 그는 이 과정에서 중앙군사위의 결정에 따라 군적과 상장(上將·한국의 대장) 계급까지 박탈됐다.
1943년생인 쉬차이허우는 1963년에 군에 입대한 뒤 장쩌민(江澤民) 전 국가주석 집권 당시 중앙군사위 위원을 거쳐 후진타오(胡錦濤) 전 주석 집권기인 2004년부터 시진핑 체제 출범 직전인 2012년까지 중앙군사위 부주석을 지냈다. 쉬 전 부주석은 저우융캉(周永康) 전 정치국 상무위원 겸 중앙정법위 서기, 링지화(令計劃) 전 공산당 통일전선공작부장, 보시라이(薄熙來) 전 충칭시 당서기와 함께 후진타오 시대 ‘신4인방’으로 불린 실세였다. 그러나 시진핑 정권 출범 직전 시 주석 정권 전복을 기도하는 음모를 획책했다는 의혹을 받으며 몰락의 길을 걷기 시작했다.
군검찰원은 이날 성명을 통해 쉬 전 부주석이 사망함에 따라 공소절차를 중단한다고 밝혔다. 다만 그가 불법으로 취득한 재산상 이득에 대해선 관련법에 의해 처리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홍콩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지는 쉬 전 부주석이 15일 이전에 사망할 가능성이 크다고 이날 보도했다. 많은 중국군 전문가들은 말기 방광암을 1년 이상 앓은 쉬 전 부주석이 전날 중국의 최대 정치 행사인 양회(兩會·전국인민대표대회와 전국인민정치협상회의)가 폐막할 때까지 살아있었다는 우연의 일치에 의문을 제기했다. 한 소식통은 “며칠 전 쉬 전 부주석이 사망할 것으로 예상됐지만 당시 진행 중이던 양회에 대한 관심을 다른 곳으로 돌리는 일이 금지됐기 때문에 당국이 그의 사망을 발표하는 게 불가능했을 것”이라고 전했다. 중국 인터넷에서는 방광암을 앓는 전 고위층 인사가 지난 7일 오전 10시 9분 사망했다는 소문이 떠돌기도 했다.
중국 지도부는 지난해 한 해 동안만 부패 혐의로 장성급 군간부 16명을 낙마시켰으며 최근에는 쉬 전 부주석과 함께 군 부패의 ‘양대 몸통’으로 불리는 궈보슝(郭伯雄) 전 중앙군사위 부주석이 조사를 받고 있다는 홍콩 언론의 보도가 나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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