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극바다서 사는 문어, 헤모시아닌 농도로 생존 가능?

남극바다서 사는 문어(사진= 위키피디아)

남극바다서 사는 문어들은 수온 0도의 이 지역에서 살아남기 위해 다양한 생리적 특징을 진화시켰다. 문어들의 생존 비결이 해외 연구진에 의해 나타났다. 이유는 헤모시아닌 농도였다.

독일 알프레드 베게너 연구소의 마이클 올러만(Michael Oellermann from Alfred-Wegener-Institute, Germany)을 비롯한 과학자들은 남극바다서 사는 문어의 일종인 파렐리돈 카르코티(Pareledone charcoti)와 다른 따뜻한 해역에서 서식하는 문어 2종을 비교·연구에 들어갔다.

연구팀에 의하면 문어들이 추운 남극바다서 살아남기 위해서는 아주 특수한 순환계가 필요한 상황이다. 온도가 낮아지면 척추동물에 있는 헤모글로빈은 제대로 작동을 하지 못하고, 혈액의 점도가 높아지면서 혈관을 막게 된다.

문어 같은 연체동물은 혈액 내에 혈청소라고 불리는 헤모시아닌(Hemocyanin)을 지닌다. 철 대신 구리를 산소 운반에 사용하는 방식인데, 이로 인해 산소와 결합하지 않았을 때는 피가 무색이다가 산소와 결합하면 파란색으로 변하게 된다. 헤모시아닌은 산소 결합능력은 헤모글로빈보다 낮지만, 낮은 온도에서도 잘 작동하는 특징을 갖고 있다.

남극바다서 사는 문어는 다른 지역에서 사는 문어보다 헤모시아닌의 혈중 농도가 적어도 40%가량 상승했다. 그런데 온도를 높여도 헤모시아닌은 잘 작동했다. 연구팀이 실험실에서 수온을 섭씨 10도까지 올렸을 때, 남극 문어는 따뜻한 지역에 사는 문어보다 더 많은 산소를 운반할 수 있는 능력을 보였다.

베게너 연구소 측은 “피를 파랗게 만드는 헤모시아닌 농도가 높은 덕분에 남극 문어는 추운 바다에서도 따뜻한 바다에서도 생존할 수 있다”고 밝혔다.

일부 남극 동물처럼 추운 환경에만 특화된 동물이 아니라는 것이다. 남극바다서 사는 문어의 이 같은 생존 전략은 환경 변화에 대단히 유리하다고 연구팀은 말했다.

동아닷컴 도깨비뉴스팀 http://blog.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