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동 4개국 경제사절단 멤버로 석유 부국 아랍에미리트(UAE)를 다녀왔다. UAE 국영석유회사(ADNOC)와 석유 천연가스 공동 탐사 개발을 위한 연구협력 및 양해각서(MOU) 체결을 위한 행사 참가였다. UAE는 현재 국가 예산의 77%를 원유 수출 수입에 의존하고 있으며 석유 매장량 세계 6위, 천연가스 매장량 세계 7위인 자원 강국이다. 2014년 1인당 국내총생산(GDP)이 6만9731달러로 한국(2만8739달러)의 2배가 넘는다.
한국석유공사의 UAE 석유개발 사업은 1960년 탐사 시추를 시작으로 할리바 광구에서 현재 약 6억 배럴의 원유를 확보했으며 셰일오일과 심부가스층 탐사에도 주력하고 있다. 석유공사는 다프라 지역 등 유망 광구의 추가 정밀 탐사로 새로운 메이저 원유 개발의 강자로 부상하는 것을 목표로 야심 차게 진력하고 있다. 9일 석유공사는 2017년 하루 5000배럴의 원유 생산과 2019년 하루 최대 4만 배럴로 생산량을 늘릴 예정이라는 기쁜 소식을 발표했다.
중동 석유자원에 대한 위기감으로 석유개발업체들은 기술 개발 투자를 확대하고 있다. 중동의 석유가 매장된 저류층은 백악기, 제3기 탄산염암이라는 지질학적 특징이 있다. 탄산염 저류암층은 매우 복잡해 효율적 탐사·개발을 하려면 저류층의 분포, 지층구조뿐만 아니라 공극구조, 속성과정, 암상 등 복잡한 특성 규명이 관건이다. 이미 발견된 원유의 회수율을 늘리는 기술력이 매우 중요하므로 한국지질자원연구원, 석유공사, UAE 국영석유회사가 MOU를 맺고 새로운 공동 연구에 착수하는 것이다.
‘난세에 영웅 나고 불황에 거상(巨商) 난다’는 중국 옛말이 떠오른다. 셰일가스 생산에 따른 국제유가 하락, 과거 부실한 해외자원 투자 후유증, 일부 부도덕한 기업 등 때문에 해외자원 탐사 개발의 활력이 사라지고 있다. 하지만 지금이 에너지 공기업의 선제적 투자 적기이다. 셰일가스, 가스하이드레이트, 셰일오일 등 비(非)전통에너지와 북극, 사막 등 극한지 해외자원 탐사 개발에 적극 투자해야 한다.
그러려면 국제 자원전쟁 현실과 탐사·생산 현장에서 구슬땀을 흘리는 현실을 제대로 보고 합리적인 자원정책을 세워 실행해야 한다. 중동 현장은 탐사·개발에 중장기적이고 일관성 있는 정책 추진과 장기 지원을 갈망하고 있다.
불모의 사막 현장에서 생명의 위험을 감수하고 탐사·개발에 몸을 던지는 전문가들은 자신들의 존재만이라도 인정받고 싶어 한다. 이슬람 극단주의 무장단체 이슬람국가(IS)의 위험성이 상존하는 이라크 유전지역에는 훈련된 전문 경비인력 지원의 필요성도 제기한다. 석유자원탐사 공동연구소를 설립하면 해외 일자리를 창출할 수도 있다고 들려준다. 전문가를 믿고 미래 국가 에너지 자원 확보의 책임을 맡겨 달라고 요구한다. 에너지 자원서비스 산업 육성이 선행돼야 한다고 강하게 주문한다. 이젠 현장의 목소리에 귀 기울일 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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