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년째 이어지고 있는 시리아 내전을 지켜보는 국제구호단체 회원들은 이렇게 속이 타들어간다. 유엔난민기구(UNHCR)에 따르면 다른 사람 도움 없인 먹고 살기 힘든 시리아인들이 1200만 명이 넘는다.
도움의 손길을 내밀고 싶어도 접근로가 막혀 이들을 도와줄 방법이 없다는 보고서도 잇따르고 있다. 세이브더칠드런을 비롯한 세계 21개 구호단체들이 발표한 ‘무너지는 시리아’ 보고서에 따르면 지난해 시리아 주민 중 230만 명이 구호 사각지대에서 지냈다.
구호단체들은 “시리아 주민을 지원하기 위한 유엔 안전보장이사회 결의안이 3건이나 채택됐지만 주민들의 고통을 줄이는 데는 실패했다”며 “상당수 주민들이 방치돼 있다”고 지적했다. 일부 구호단체들은 생명의 위험을 무릅쓰고 시리아 국경으로 접근하고 있지만 국경 통과소 34곳 중 20곳이 폐쇄돼 어려움을 겪고 있다. 국경없는의사회는 “치안이 나빠지고 의료시스템이 무너진 탓에 시리아의 의료 구호는 마비 상태”라고 밝혔다. 의사들도 대거 시리아를 떠났거나 납치 및 살해됐다.
이런 가운데 인도적 지원금은 갈수록 줄고 있다. 2013년에는 시리아 주민과 난민을 돕는 데 필요한 자금 중 71%를 마련할 수 있었지만 지난해에는 그 비율이 51%로 뚝 떨어졌다.
이에 따라 국제사회가 또다시 머리를 맞댔다. 유엔과 쿠웨이트 정부는 지난달 31일 쿠웨이트 수도 쿠웨이트시티에서 ‘제3차 시리아 인도적 지원 공여국 국제회의’를 열었다. 회의를 주재한 반기문 총장은 “가난, 물자 부족, 비참함에 빠져 있는 시리아인에게 필요한 건 동정이 아니라 도움”이라며 협조를 호소했다.
유럽연합(EU)이 가장 많은 15억 달러의 기부 서약을 했다. 이어 일본(5억900만 달러), 미국(5억700만 달러), 쿠웨이트(5억 달러) 등이 뒤를 이었다. 한국 대표인 신동익 외교부 다자외교조정관은 지난해 745만 달러보다 34.2% 증가한 1000만 달러를 기부하겠다고 약속했다. 한국을 포함한 세계 78개국은 시리아 난민을 위해 총 38억 달러(약 4조1800억 원)를 지원하기로 했다. 지난해 24억 달러에 비해 58.3% 증가한 규모이지만 유엔이 올해 목표로 삼은 84억 달러에는 한참 못 미치는 수준이다. 구호단체들은 “시리아 주민과 난민 구호에 더이상 시간을 지체해서는 안 된다”고 입을 모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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