알샤밥, 케냐 대학 테러… 최소 15명 피살

  • 동아일보
  • 입력 2015년 4월 3일 03시 00분


새벽 5시 기숙사 난입 총기난사… 상당수 학생 인질로 잡고 대치
케냐 정부 “535명 소재 확인안돼”

알카에다와 연계된 소말리아 이슬람 무장세력 알샤밥이 2일 새벽 케냐 동부 가리사 대학 기숙사를 습격해 최소 15명이 숨졌다. 10명 안팎으로 추정되는 테러범들이 기숙사에 남아 있던 학생들을 인질로 붙잡고 케냐 군경과 대치하고 있어 사상자는 더 늘어날 것으로 우려된다.

테러범들은 학생들이 대부분 잠들어 있던 이날 오전 5시경 정문을 지키던 경호원들을 총으로 쏜 뒤 대학 기숙사를 공격했다. 괴한들이 폭발물을 터뜨리고 학생들에게 무차별 총격을 가해 최소 15명이 숨지고 65명이 부상을 입었다고 케냐 국가재난작전센터 측이 밝혔다. 부상자 중 4명은 위독한 것으로 알려졌다.

조지프 은카이세리 케냐 내무장관은 대치 상황이 계속되던 중 기자들에게 “알샤밥의 습격 당시 815명이 기숙사에 있었으나 현재 535명의 소재가 확인되지 않고 있다”고 밝혔다. 학생 수백 명은 총격 직후 학교 인근 군부대 등으로 피신했다. 케냐 군경은 기숙사 4개동 중 3개동을 장악했으며 나머지 1개동에 숨은 테러범을 소탕하기 위해 작전을 벌이고 있다.

샤워를 하려다 몸을 숨긴 덕분에 살아남은 대학생 콜린스 웨탕굴라 씨는 AP통신과 인터뷰에서 “테러범들이 문을 열고 들어와 ‘이슬람교도인지, 기독교도인지를 묻는 소리를 들었다”며 “기독교도로 밝혀진 학생에게 곧바로 총격을 가했다”고 전했다. 테러범들에게 붙잡힌 인질 대부분도 기독교도인 것으로 알려졌다.

알샤밥은 성명을 내고 이번 공격이 케냐군의 소말리아 파병에 대한 보복이라고 밝혔다. 2011년 케냐가 아프리카연합(AU) 평화유지군과 함께 자국 병력을 소말리아에 파병하자 알샤밥은 보복을 공언해 왔다. 2013년 9월 한국인 여성 1명을 포함해 67명이 숨진 케냐 수도 나이로비 웨스트게이트 쇼핑몰 테러도 알샤밥이 저질렀다.

한편 가리사 대학이 있는 케냐 동부 도시 가리사는 소말리아 국경에서 약 150km밖에 떨어져 있지 않아 알샤밥의 위협을 받아왔다. 영국과 호주는 최근 알샤밥 관련 테러 위험이 있다며 가리사를 포함한 케냐 일부 지역에 경보를 발령한 바 있다.

유덕영 기자 firedy@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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