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란의 핵무기 개발을 막기 위한 미국 등 주요 6개국(유엔 안전보장이사회 5개 상임이사국과 독일·P5+1)과 이란의 협상이 2일(현지 시간) 극적으로 타결됐다. 지난 12년 동안 국제사회의 골칫거리였던 이란 핵개발 문제가 잠정 해결되면서 세계는 이란 핵 공포에서 벗어나고 이란은 경제 제재에서 풀려날 길이 열렸다. 이란이 대화와 협상을 통해 비핵화에 성큼 다가서면서 홀로 핵개발에 몰두하고 있는 북한에 대한 국제사회의 압박은 한층 커질 것으로 보인다.
주요 6개국과 이란은 이날 스위스 로잔에서 이란의 핵개발 활동 중단과 국제사회의 대(對)이란 제재 해제를 맞바꾸는 내용을 골자로 하는 잠정 합의안인 ‘포괄적공동행동계획(JCPOA)’을 마련하는 데 최종 합의했다.
2002년 8월 이란의 비밀 우라늄 농축 시설의 존재가 폭로되면서 이란 핵 위기가 촉발된 지 12년여 만에 합의가 도출한 것이다. 6월 말 최종 타결을 위해 추가 협상이 필요하지만 글로벌 핵 확산 억제 체제에 기념비적 사건이 될 것으로 전망된다.
잠정 합의안에 따르면 이란은 우라늄 농축을 위해 현재 가동 중인 1만9000개의 원심분리기를 6104개로 감축하고 향후 15년간 저농축우라늄(LEU) 재고를 현재의 1만 kg에서 300kg으로 감축한다. 이란은 ‘무기급 플루토늄’을 생산하지 못하도록 아라크 중수로를 재설계하며 국제원자력기구(IAEA)가 모든 핵 시설과 활동을 사찰한다는 데도 동의했다. 그 대신 국제사회는 이란이 의무를 이행하는 대로 유엔, 미국, 유럽연합(EU)의 제재를 해제하기로 했다.
버락 오바마 미국 대통령은 이날 백악관 특별성명을 통해 “이란이 핵무기를 개발할 수 있는 모든 경로를 막을 수 있게 됐다”며 “좋은 합의(good deal)이자 역사적 합의”라고 환영했다. 반기문 유엔 사무총장도 “중동지역 평화와 안정을 강화하는 데 큰 도움이 될 것”이라며 “이번 타결이 모든 나라가 각각 직면한 수많은 심각한 안보 위협 문제를 신속히 해결하도록 협력하는 계기가 되기를 바란다”고 말했다.
한편 이번 타결이 향후 북한 핵협상에도 영향을 줄지 주목된다. 북핵 6자회담 한국 수석대표인 황준국 외교부 한반도평화교섭본부장은 “이란 핵문제는 국제사회의 압박과 대화라는 투 트랙 노력의 성과라는 점에서 북핵 문제에도 의미가 크다”며 “이번 이란 핵협상 타결이 ‘협상을 통한 북핵 문제 해결’에 긍정적 분위기를 형성하기를 기대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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