네팔 강진으로 수도 카트만두를 대표하는 건축물과 왕궁 등 세계적 문화유산들도 다수 파괴됐다. 뉴욕타임스(NYT)는 26일 “유네스코 지정 세계문화유산 7곳 중 4곳이 심각하게 훼손됐다”며 “강진이 일어난 카트만두 계곡에 문화유산들이 몰려 있어 피해가 컸다”고 전했다.
대표적인 피해건축물은 카트만두 중심에 우뚝 솟은 다라하라 빔센 타워. 당초 군사적 목적으로 1832년 네팔 첫 총리가 세운 이 건축물은 1934년 대지진으로 한 차례 무너져 재건됐다가 이번에 다시 붕괴됐다. 이 건물에서만 180여명이 묻혀 죽었다. 영국 BBC는 9층(62m)에 전망대가 있어 관광객들의 피해가 컸다고 전했다. 한 관광객은 처참하게 붕괴돼 기둥만 남은 사진을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에 올린 뒤 “전망대에 서면 카트만두 시내가 한눈에 내려다보이던 네팔의 상징적 건물이 사라졌다”고 전했다.
이 밖에 도시 전체가 중세 모습을 간직하고 있는 박타푸르 두르바르 광장, 3세기에 지어진 파탄 두르바르 광장, 왕가가 19세기까지 살던 바산타푸르 두르바르 광장, 세계 최대 규모의 티베트 불탑 부다나트 스투파 등도 상당 부분 타격을 입었다.
이번 지진으로 네팔의 ‘관광대국’ 지위도 흔들릴 것으로 보인다. 네팔의 주요 산업은 2009년 기준 서비스업(49%), 농업(35%), 제조업(16%) 순이다. 매년 수많은 관광객이 네팔의 불교 사원과 에베레스트 산을 찾는다. 특히 히말라야를 등반하는 해외 산악인들에게 제공하는 가이드업, 숙박업 등은 세계 최빈국인 네팔의 주요 수입원이기도 하다. 지진이 일어났을 당시 네팔에는 약 30만 명의 해외 관광객이 머무른 것으로 알려졌다. 미 USA투데이는 “지진으로 네팔 관광이 90% 이상 취소됐다. 재건까지 상당 시간이 걸릴 것으로 보여 국가적 피해가 클 것으로 예상된다”고 전했다.
세계 각지에서 구호의 손길도 이어지고 있다. 한국 외교부는 100만 달러(약 10억8000만 원) 규모의 긴급 인도적 지원을 제공하기로 했다고 밝혔다. 해외긴급구호대 파견 등 추가 지원 방안도 적극 검토하고 있다.
미국도 긴급 재난구호팀을 파견하고 구호자금 100만 달러(약 10억8000만 원)을 지원하기로 했다. 이웃국가 인도는 공군비행기에 구호물품 43t과 구조대원 200명을 실어 보냈으며 파키스탄도 구호품과 구조대원을 보냈다. 이밖에 유럽연합(EU), 중국, 영국, 독일, 프랑스, 이스라엘 등도 지원을 약속했다. 적십자사는 긴급구호 예산 약 1억 원과 담요 1만여 장, 생필품이 담긴 구호키트 3500세트를 보내기로 했다. 국경없는의사회는 의료팀 4팀을 네팔 현장에 급파했고, 의료용품이 담긴 키트 3000개를 지원할 예정이다. 유엔 산하 유네스코는 파괴된 세계문화유산의 재건을 돕기로 했다.
세계 저명인사의 애도 메시지도 이어졌다. 반기문 유엔 사무총장은 “이번 지진으로 많은 사상자가 발생했고 대체 불가능한 문화 유적들이 사라졌다”며 유감을 표했다. 프란치스코 교황은 네팔 가톨릭에 전보를 보내 희생자와 유족을 위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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