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형화재 현장 취재 기자, 일부러 불낸 이유가…주민들 분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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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5년 4월 27일 16시 20분


사진=채널원 보도화면
사진=채널원 보도화면

약 30명의 목숨을 앗아간 대형 화재 현장에 취재를 나간 TV방송국 기자가 ‘방송용 배경화면’을 만들기 위해 일부러 불을 내는 어이없는 사건이 발생했다.

23일(이하 현지시각) 러시아 모스크바타임스 등 외신에 따르면, 러시아 관영 TV방송사 채널원(Channel One) 소속 기자 미하일 아킨첸코는 최근 러시아 크라스노야르스크 지방 하카시야 공화국에서 발생한 대형 화재 현장에 취재를 나갔다가 이 같은 일을 저질렀다.

아킨첸코가 취재를 나간 곳은 지난 12일부터 발생한 대형 화재로 최소 31명이 숨지고 5000여 명이 집을 잃은 참사 현장. 화마(火災)가 휩쓸어 초토화가 된 이곳에서 그는 불이 꺼지지 않은 담배꽁초를 마른 풀밭에 내던져 작게 불을 냈다. 이후 그는 경찰 조사에서 현장감이 살아있는 보도 화면을 만들기 위해 불을 낸 거라고 진술했다.

다행히 피해는 없었지만, 화재 현장 취재를 위해 일부러 불을 냈다는 방송사 기자의 어처구니없는 행동에 마을 주민들은 분노를 쏟아냈다.

이에 방송사는 “우리 직원이 경솔한 행동을 저지른 사실을 인정한다”면서 성명을 통해 공식 사과했다. 채널원 뉴스본부 책임자는 인터뷰를 통해 “한 마디로 바보 같은 짓”이라며 아킨첸코가 당연히 처벌받을 거라고 밝혔다. 하지만 그는 아킨첸코가 좋은 기자이고 좋은 사람이라면서 해고하지는 않을 거라고 덧붙였다.

한편 경찰은 미하일 아킨첸코에게 방화 혐의를 적용할지를 두고 수사를 계속하고 있다.

최정아 동아닷컴 기자 cja0917@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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