방미 계기 美日 방위협력지침 개정… 자위대 미군 지원범위 전세계 확대
위안부 문제 사죄-사과는 안해
미국과 일본이 아베 신조(安倍晋三·사진) 총리의 방미를 계기로 양국 간 군사협력의 수준과 범위를 규정한 미일 방위협력지침(일명 가이드라인)을 27일 개정해 사상 최고 수준의 군사동맹을 구축했다. 제2차 세계대전 패전국인 일본은 집단적 자위권 행사를 전제로 한 이번 가이드라인 개정으로 군사 대국화로 가는 교두보를 확보하게 됐다.
미국의 존 케리 국무장관과 애슈턴 카터 국방장관, 일본의 기시다 후미오(岸田文雄) 외상과 나카타니 겐(中谷元) 방위상은 이날 미국 뉴욕에서 외교·국방장관 안전보장협의위원회(2+2회의)를 갖고 1997년 이후 18년 만에 미일 안보 가이드라인을 개정했다.
새 지침은 미군과 자위대의 협력 범위를 원유 수송로인 중동 호르무즈 해협을 포함한 범지구적으로 확대했다. 우주 공간과 사이버 공간에서의 협력도 규정했다.
새 지침은 또 제3국에 대한 무력공격 대처와 관련해 “주권의 충분한 존중을 포함한 국제법에 따른다”고 규정했다. 한국을 직접 명기하지는 않았지만 유사시 일본 자위대의 한반도 진입을 우려하는 한국을 염두에 둔 것이다. 한국 정부 당국자는 “우리의 지속적인 요구사항이 반영된 점에 주목한다”며 “향후 일본의 안보 법제화와 가이드라인 실행 과정에서도 이런 정신이 잘 반영되는지 지켜볼 것”이라고 말했다.
이번 개정은 한반도 유사시 주한미군 및 주일미군의 기동성과 전력을 보강하는 측면이 있어 한국에도 도움이 된다. 하지만 아베 정부의 막무가내 식으로 왜곡된 역사인식으로 한국의 불신이 높은 상황이라 일본의 군사 대국화에 대한 한국의 경계감을 높이고 동북아 군비경쟁을 부추기는 역효과도 우려된다.
미국은 강화된 미일 동맹을 향후 한미일 동맹으로 확장하겠다는 복안을 갖고 있지만 중국의 반감도 한층 거칠어질 것으로 보여 한국 정부는 한미 동맹을 훼손하지 않으면서도 국익을 지키는 지혜로운 외교를 펼쳐야 할 당위성이 한층 높아졌다.
한편 미국을 방문 중인 아베 총리는 27일 보스턴 하버드대 케네디행정대학원 특강을 통해 “(일본군) 위안부 문제에 대해 나는 가슴이 아프고 고통과 비애를 느낀다”고 입장을 밝혔으나 사죄나 사과는 하지 않았다. 아베 총리는 이어 “위안부 문제와 관련해 전임 총리들의 생각과 다르지 않다”면서 “일본은 위안부 문제와 관련해 여러 현실적인 노력을 했다”고 주장했다.
댓글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