푸틴 집권 15년 성적표… 러 국민 소득 8배 늘었다가 저유가에 곤두박질

  • 동아일보
  • 입력 2015년 5월 11일 03시 00분


[中-러 밀월… 新냉전 우려]
크림사태로 서방과는 관계 악화… 2018년 4번째 대선 출마 가능성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이 7일 집권 15주년을 맞았다. BBC 가디언 텔레그래프 등 외신들이 그의 15년 집권이 낳은 러시아의 변화를 집중 분석하는 기사를 쏟아 냈다. 그의 집권 15년을 키워드로 정리해 본다.

▽경제=푸틴 집권 1기(2000년 5월∼2008년 5월) 러시아 경제는 연평균 7%씩 성장했다. 2000년대 초 20달러대를 맴돌던 국제 유가가 한때 100달러까지 치솟으면서 러시아 수출의 약 67%를 차지하는 석유 및 천연가스 산업이 유례없는 호황을 누린 덕이 컸지만 1998년 국가 디폴트(채무불이행) 사태를 경험했던 국민은 이를 푸틴의 덕으로 기억하고 있다. 같은 기간 러시아 국민의 가처분소득(미 달러화 환산 기준)은 8배 증가했다.

하지만 막대한 오일달러에도 불구하고 러시아는 경제 다변화나 산업 현대화에 성공하지 못했고 글로벌 경제위기가 닥치자 고속 성장세는 멈췄다. 여기에 최근 저유가 직격탄을 맞고 있다. 러시아 경제는 2014년 0.6% 성장에 그쳤고 올해는 마이너스(―) 성장까지 예측되고 있다.

▽인구=소련이 해체된 1991년 1억5000만 명 정도이던 인구는 출산 기피, 남성들의 조기 사망 등으로 매년 거의 100만 명씩 줄었다. 그러다 2010년 다시 성장하기 시작해 2008년 1억4000만 명이던 인구는 현재 1억4600만 명을 웃돌고 있다. 러시아의 크림 반도 합병으로 220만 명이 늘기도 했지만 경제성장에 따른 긍정적 현상임에는 분명하다. 하지만 경제 전망은 다시 불투명해졌고 올해 1월 출산율은 4% 감소했다.

▽아시아 중시=푸틴은 최근 몇 년간 러시아의 에너지를 원하면서 인권 문제에는 덜 비판적인 아시아 국가들과의 군사 경제 협력에 힘써 왔다. 반면 지난해 3월 크림 반도 합병 후 서방과의 관계는 악화 일로를 걷고 있다. 서방의 경제제재에 반발해 지난해 말 흑해 해저와 서유럽을 연결하는 천연가스 운송 프로젝트 ‘사우스 스트림’ 계획을 폐기했다. 영국 가디언은 “푸틴 전임자인 보리스 옐친 전 대통령은 나토와 ‘떨떠름한 협력 관계’를 유지했지만 푸틴은 완연한 반(反)나토 기조를 보이고 있다”고 했다.

▽독재와 탄압=푸틴은 3선 금지 헌법 때문에 2008년 3월 대선에 출마하지 못하자 대학 후배 드미트리 메드베데프를 대통령으로 만들고 총리로 물러난 뒤 대통령 임기를 4년에서 6년으로 늘리는 법안을 통과시켰다. 2012년 다시 집권한 후 네 번째 대선 출마 가능성을 언급해 왔다. 2018년 대선에서 승리하면 2024년까지 집권이 가능하다. 1922년부터 31년간 집권한 이오시프 스탈린 전 소련 서기장을 제외하고 가장 오랫동안 러시아를 통치한 지도자가 되는 셈이다.

▽부패=푸틴의 은닉 재산은 최대 700억 달러(약 78조4800억 원)에 달하는 것으로 알려진다. 미국의 부패 전문 독립 언론 OCCRP는 푸틴을 ‘2014년 올해의 부패 인물’로 선정했다. 2014년 국제투명성기구가 발표한 러시아의 국가 청렴도 지수는 174개국 중 136위에 그쳤다.

하정민 기자 dew@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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