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과 중국이 16일 중국 베이징(北京)에서 외교장관 회담을 가진 뒤 열린 공동 기자회견에서 남중국해 문제를 놓고 날을 세웠다.
존 케리 미 국무장관은 이날 “바다 밑 암초를 매립해 주권을 제조(manufacture)하는 것은 국제법이 허락하지 않는다”는 말로 중국의 남중국해 인공섬 건설에 우려를 나타냈다. 중국은 현재 남중국해에서 모두 7개의 인공섬을 건설 중이며 특히 난사(南沙) 군도에선 군용기가 뜨고 내릴 수 있는 길이 3km의 활주로까지 만들고 있다.
최근 미중이 남중국해 문제를 놓고 비난성명을 주고받으면서 외교 갈등으로까지 비화되는 양상인데 케리 장관이 공동 기자회견을 통해 아예 직접적으로 거론해버린 것. 그는 중국을 향해 “동남아 국가들과의 ‘행동 규칙’을 마련하기 위해서는 초소나 군사용 활주로보다는 ‘스마트한 외교’가 더 필요할 것이다. 중국 측에 긴장 완화와 외교적 신뢰를 증진할 수 있는 조치들을 취할 것을 요구한다”며 훈수를 두기도 했다.
이에 대해 왕이(王毅) 중 외교부장은 “난사 군도에서 매립 작업을 하는 것은 완전히 중국 주권 범위 내의 행위이다. 이는 인민들의 요구이자 합법적인 권리”라며 “국익 보호를 위한 중국의 결의는 바위처럼 굳건하다”고 맞받아쳤다.
한편 케리 장관은 미국이 중국을 견제하기 위해 인공섬 12해리 이내에 군함과 군용기를 보내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는 보도(12일 월스트리트저널)에 대해 기자들이 묻자 긍정도 부정도 하지 않았다. 왕 부장도 인공섬 12해리 이내로 미국 전투기가 파견되면 어떻게 대응할 것인지 묻는 질문에 대답하지 않았다. 어떻든 미국과 중국이 남중국해 이슈에서 한발도 물러서지 않고 충돌함으로써 이 일대 긴장은 당분간 높아질 가능성이 커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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