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피카소 작품 중 최고가를 기록한 유화 ‘알제의 여인들(Les Femmes d’Alger)’의 구매자가 카타르 왕실이라는 보도는 사실이 아니라고 경매회사가 밝혔다.
미국 뉴욕 크리스티경매 측은 11일 진행된 경매에서 1억7936만5000달러(약 1975억 원)에 매각된 이 유화의 최종 낙찰자가 하마드 빈 자심 빈 자베르 알타니 전 카타르 총리라는 보도를 부인했다. 하지만 실제 낙찰자가 누군지는 공개하지 않았다. 다만 크리스티 측은 이번 경매에 35개국에서 참여했으며, 유럽과 아시아의 수집가들이 미국 수집가들과 경쟁하는 양상이었다고 밝혔다.
앞서 미국 뉴욕포스트와 영국 텔레그래프 등 서방 언론들은 피카소 작품이 알타니 전 총리에게 낙찰됐다고 보도했다.
서방 언론이 피카소의 그림 매각에 큰 관심을 보인 이유는 고가라는 이유에서만은 아니다. 유화 ‘알제의 여인들’은 벌거벗은 여인의 자유분방한 모습을 입체파 화법으로 묘사하고 있다. 이런 그림은 이슬람교 국가인 카타르에서 공개 전시가 불가능하다. 이 때문에 서방 언론에서는 유명한 작품이 지하 금고에 들어가 빛을 볼 수 없고, 대중이 관람할 수 없을 것이란 추측이 나돌았다.
카타르 왕가는 올해 2월 약 3억 달러(약 3300억 원)에 팔려 미술품 개인 거래 최고가 기록을 세운 폴 고갱의 ‘언제 결혼하니?(Nafea Faa Ipoipo: When Will You Marry?)’를 비롯해 영국 작가 데미안 허스트의 ‘봄의 자장가’, 세잔의 ‘카드놀이 하는 사람들’ 등의 구매자로도 지목됐다. 유럽 예술인들 사이에서는 국보급 작품들이 중동의 오일 머니에 팔려가는 현실에 대한 자괴감이 커지고 있다.
댓글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