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호주 10년 만에 FTA 공식 서명…‘네거티브 방식’ 첫 도입

  • 동아일보
  • 입력 2015년 6월 17일 14시 58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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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과 호주가 10여 년의 협상 끝에 17일 자유무역협정(FTA)에 공식 서명했다. 호주는 중국 주도의 국제금융기구인 아시아인프라투자은행(AIIB)에도 창립 회원국으로 가입했다. 미국과의 안보 동맹을 지속 또는 강화하면서도 중국과의 경제협력도 적극 추진해 실리를 챙기는 이른바 ‘안미경중(安美經中)’의 행보를 굳혀 가고 있다. 호주는 중국과 FTA를 체결한 가장 큰 선진 경제국이자 주요 서방국이다.

가오후청(高虎城) 중국 상무부 부장은 이날 호주 수도 캔버라에서 앤드루 롭 호주 통상장관과 만나 FTA 협정에 서명했다. 시진핑(習近平) 중국 국가주석과 토니 애벗 호주 총리는 지난해 11월 정상회담을 열고 두 나라 FTA 협상의 실질적인 타결을 선언한 바 있다. 이로써 양국은 2005년 4월부터 FTA 협상을 시작해 10년 만에 결실을 거뒀다.

이번 FTA로 호주는 주력 수출품인 농축산물과 와인, 유제품 등에 적용되는 관세가 단계적으로 낮아져 연간 최대 200억 호주달러(약 19조 원)의 수출 효과를 기대하고 있다. FTA가 발효되면 양국은 모두 수출품목의 85.4%에 대해 즉시 무관세가 적용된다. 일정 기간 후 호주는 품목과 액수 모두 100% 무관세를 목표로 하고 있으며, 중국은 품목과 액수에서 각각 96.8%과 97.0%를 목표로 정했다고 홍콩 펑황(鳳凰)망은 전했다.

호주는 서비스 품목에 대해서는 ‘네가티브 방식(지정한 제한 항목 외에는 모두 개방)’으로 개방하겠다고 밝혔다. 중국에 서비스 시장을 네가티브 방식을 적용해 개방하기는 호주가 처음이라고 펑황망은 전했다.

중국은 전자 제품에 적용되는 5%의 관세가 사라지는 등 경제적 이익과 함께 한국과 동남아국가연합(ASEAN)을 넘어 태평양을 향해 경제 영토를 넓히는 효과를 거두게 됐다. 미국이 추진하는 환태평양경제동반자협정(TPP)을 견제할 발판을 마련한 것으로 평가된다.

중국은 또 선진 경제국과의 FTA를 통해 ‘신창타이(新常態·중저속 경제성장 속에 지속 가능한 발전을 추구하겠다는 것)’로 전환하려는 중국 경제에도 도움을 줄 것이라고 펑황망은 분석했다.

2014년 중국과 호주 무역액은 1369억 달러로 2000년에 비해 16배가 늘었다. 호주는 중국 대외 직접투자에서 홍콩 다음으로 많다. 중국은 호주에게는 최대 수출국이자 최대 수입국이다.

베이징=구자룡 특파원 bonhong@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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