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사우스캐롤라이나 주 찰스턴의 흑인교회에서 17일 밤(이하 현지시간) 한 백인이 총기를 난사해 목사를 포함해 9명이 숨진 가운데, 흑인교회 총기 난사범 딜런 로프(21)가 심각한 백인 우월주의자로 확인되고 있다.
18일 현지 언론에 따르면 용의자를 검거한 경찰은 이번 흑인교회 총기 난사 사건에 대해 “‘증오 범죄’로 보인다”고 밝혔다. 이와 관련해 법무부 민권국, 연방수사국(FBI), 사우스캐롤라이나 주 검찰은 이번 총격 사건을 ‘증오범죄’로 규정하고 수사에 들어간다고 밝혔다.
흑인교회 총기난사가 백인우월주의자에 의한 증오 범죄라는 단서가 곳곳에서 나오고 있다. 사건 목격자인 실비아 존슨은 이날 NBC 방송과 인터뷰에서 로프가 범행 직전 “나는 이 일을 해야 한다. 당신들은 우리 여성들을 강간했다. 그리고 우리나라를 차지했다. 당신들은 이 나라를 떠나야 한다”고 말했다고 전했다.
이에 대해 하이디 베이리치 미국 남부빈곤 법 센터 정보조사 국장은 뉴욕타임스와의 인터뷰에서 이런 발언이 백인 우월주의자들이 꺼내는 전형적 주제라고 설명했다.
그는 “흑인 때문에 심각한 피해를 보고 있지만 아무도 신경을 써주지 않는다는 생각에 사로잡힌 백인들이 이런 말을 한다”고 말했다.
흑인교회 총기난사범 로프의 학교 친구로 그를 당국에 신고해 검거에 도움을 준 조셉 마크 주니어는 AP통신과 인터뷰에서 “루프는 흑인들이 세계를 지배할 판이라면서 백인을 위해 누군가가 무언가를 할 필요가 있다고 역설했다”고 회상했다.
그는 또 “딜런 로프는 흑인과 백인의 분리정책을 도입해야 한다고 해서 내가 그럴 수는 없다고 해도 계속 이를 우겼다”고 떠올렸다.
한편 버락 오바마 대통령은 흑인교회 총기 난사로 9명이 사망한 사건과 관련해 분노와 슬픔, 상심 등을 표명했다.
오바마 대통령은 이날 백악관 브리핑룸에서 유서 깊은 흑인교회 내부에서의 총기 난사 사건은 미국 내 총기 폭력에 대한 국가적 평가를 해볼 필요가 있음을 보여준다고 밝혔다.
그는 총기를 쉽게 휴대하는 사람들에 의한 무고한 사람들의 죽음을 마이크 앞에서 애도하는 일이 너무 잦다고 밝혔다. 그는 “이 같은 폭력 사건이 다른 선진국에서는 발생하지 않는다는 사실을 생각해봐야 한다”고 말했다.
오바마 대통령은 조 바이든 부통령과 함께 조셉 P 라일리 주니어 찰스턴 시장에게 전화를 걸어 애도의 뜻을 전했다고 밝혔다. 그는 자신과 퍼스트레이디 미셸 오바마가 이번에 숨진 클레멘타 피크니 목사 겸 주 상원 의원를 포함해 이곳 여러 교구 주민을 알고 있다고 말했다.
댓글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