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일 한국대사관이 22일 일본 도쿄(東京) 셰러턴미야코호텔에서 개최한 ‘한일 국교정상화 50주년 기념식’에는 일본 정계 인사들이 총출동했다.
아베 신조(安倍晋三) 총리를 비롯해 스가 요시히데(菅義偉) 관방장관, 기시다 후미오(岸田文雄) 외무상, 나카타니 겐(中谷元) 방위상 등이 참석했다. 모리 요시로(森喜朗), 후쿠다 야스오(福田康夫), 하토야마 유키오(鳩山由紀夫) 등 전직 총리만 3명이 참석했고 일본군 위안부 동원의 강제성을 인정한 ‘고노 담화’로 잘 알려진 고노 요헤이(河野洋平) 전 중의원 의장도 자리를 지켰다. 존 F 케네디 전 미국 대통령의 장녀인 캐럴라인 케네디 주일 미국대사 등 외교사절을 포함해 참석자가 1000명에 육박했다. 아베 총리는 “국회 결산위원회가 진행 중이지만 늦지 않도록 야당의 양해를 얻어 행사에 참석했다”며 “일한 관계의 중요성에 대해 여야가 완전히 같은 인식을 갖고 있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건배사를 한 모리 전 총리가 “오늘 정말로 기쁘다. 이 맥주 한 잔으로 여러분의 노고를 한번에 날렸으면 좋겠다”고 말한 뒤 단번에 들이켜자 박수가 쏟아졌다. 이날 리셉션 직후 소프라노 조수미 씨의 공연이 이어졌다. 일본 우체국은 수교 50주년 기념우표를 발행했다.
서울 중구 소공로 웨스틴조선호텔에서 열린 주한 일본대사관 주최 기념식도 성황이었다. 대사관 관계자는 “당초 300명 정도를 예상했으나 700명이 참석해 깜짝 놀랐다”고 전했다. 이날 행사에는 박근혜 대통령을 비롯해 김무성 새누리당 대표, 나경원 국회 외교통일위원장, 서청원 한일의원연맹 회장, 김성곤 새정치민주연합 의원 등 정치권 인사와 마크 리퍼트 주한 미대사를 포함한 주한 외국사절도 참석했다.
이날 행사는 양국의 내일을 상징하는 한일 어린이들의 합창으로 막을 열었다. 서울일본인학교 어린이들과 서울 소년소녀합창단이 동요 ‘고향의 봄’ 등 5곡을 한국어와 일본어로 함께 불렀다. 벳쇼 고로(別所浩郞) 주한 일본대사가 한국어로 국교정상화 50주년 표어인 ‘함께 열어요, 새로운 미래를’이라고 외칠 때는 박 대통령도 박수를 쳤다.
아베 총리의 축사를 대독한 누카가 후쿠시로(額賀福志郞) 특사는 축사에서 “한국은 일본과 민주주의와 자유주의, 그리고 시장경제라는 공통의 가치와 전략적인 이익을 공유하고 있다”고 말했다. 올해 일본이 외교청서에서 ‘(한국과) 가치관을 공유한다’는 표현을 삭제한 것을 우회적으로 사과한 것이다. 당초 행운을 기원하는 의미로 술독의 뚜껑을 깨는 ‘가가미비라키(鏡開き)’ 퍼포먼스도 있을 예정이었으나 동선과 시간문제로 진행되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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