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바마, 의회 통과 위해 총력전… 민주의원들과 골프회동 협조 당부
카터 국방 중동순방 동맹국 달래기… 美로비단체 대규모 찬반 광고전
유엔 안전보장이사회는 20일 오전 미국 뉴욕 유엔본부에서 이란 핵 협상 타결을 지지하며 이란의 비핵화 의무 이행에 따라 유엔의 대(對)이란 제재를 해제한다는 내용의 결의안을 채택했다. 버락 오바마 미국 행정부는 이번 협상에 반대하는 이스라엘과 사우디아라비아 등 중동 국가들을 설득하고 핵 협상 의회 통과를 위한 총력전에 돌입했다.
안보리는 결의안을 통해 “(관련국들이) 정해진 일정표에 따라 합의안을 완전히 이행할 것을 촉구한다”며 “국제원자력기구(IAEA)는 이란의 핵 활동을 확인하고 감시하기 위해 필요한 절차를 이행해야 하며 이란은 IAEA에 완전히 협력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안보리는 IAEA 조사 결과 이란의 핵 활동이 평화적이라는 점이 확인된 뒤 이르면 내년 초 현재 7개 결의안에 규정된 대이란 금융·경제 제재를 종료할 예정이다. 다만 재래식 무기와 탄도미사일 금수 조치는 각각 5년과 8년 동안, 이란이 협정에 따른 의무를 위반할 경우 제재를 자동으로 복원하는 ‘스냅백’ 조항은 15년 동안 유지된다.
중동 방문에 나선 애슈턴 카터 미국 국방장관은 19일 이스라엘로 가는 전용기에서 기자들에게 “군사 공격 없이 이란의 핵 보유를 막는 것이 이번 협상의 초점”이라며 이란이 의무를 이행하지 않을 경우 군사적 옵션도 고려할 것이라고 밝혔다.
카터 장관은 이번 협상 타결 후 서방 측 협상 참여국인 P5+1(유엔 안보리 상임이사국 5개국+독일)의 고위 당국자로는 처음으로 중동 국가를 방문하는 것이다. 카터 장관은 21일 베냐민 네타냐후 이스라엘 총리를 만난 뒤 사우디아라비아를 방문해 살만 빈 압둘아지즈 알 사우드 국왕을 접견한다.
오바마 행정부는 19일 이란 핵 협상안을 의회로 보내면서 반대파를 설득하기 위한 총력전에 돌입했다. 존 케리 국무장관은 이날 CNN과의 인터뷰에서 “만약 의회가 협상안을 부결하면 우리는 사찰도, 제재도, 협상 능력도 갖지 못하게 된다”며 “협상안 통과 말고 다른 대안이 없다”고 의회를 압박했다.
오바마 대통령은 이날 섭씨 40도에 육박하는 폭염 속에서도 이례적으로 워싱턴 인근 골프장에서 조 코트니, 에드 펄머터, 존 야무스 등 민주당 의원들과 골프 라운딩을 하고 협상안에 대한 협조를 당부했다. 그가 의원들과 골프를 친 건 2011년 6월 공화당의 존 베이너 하원의장과 라운딩을 한 후 처음이다.
이번 핵 협상 타결에 대해 찬반 진영은 수백만 달러에 이르는 대규모 광고전을 벌이고 있다. 친이스라엘 로비단체 ‘미국이스라엘공공정책위원회(AIPAC)’는 ‘핵 없는 이란을 위한 시민들(CNFI)’을 결성해 TV와 인터넷에서 이란 핵 합의의 문제점을 지적하는 대규모 광고를 내기 시작했다. 반면에 ‘전미이란계미국인협의회(NIAC)’는 지난주 뉴욕타임스에 전면광고를 내고 “전쟁 대신 평화를 원하는 수천만 미국인의 목소리를 사장시킬 수는 없다”며 미 의회의 이란 핵 합의 승인을 압박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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