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진핑(習近平) 중국 국가주석이 최근 북-중 접경 지역을 시찰하는 과정에서 북한 급변사태에 대처할 군부대를 방문했다고 관영 신화통신이 19일 보도했다.
이 통신에 따르면 시 주석은 전날 지린(吉林) 성 창춘(長春)에 주둔 중인 16집단군을 방문해 지휘관급 간부와 병사들을 접견했다. 시 주석은 선양(瀋陽)군구에 속한 16집단군을 시찰한 자리에서 “앞서 가는 사상, 훈련을 통한 전쟁 대비, 솔선수범 자세 등으로 새로운 형세와 임무에 맞춘 부대 관리를 해야 한다”며 “이를 위해 4가지(정신력 능력 패기 품격)를 갖춘 신세대 혁명 군인 배양에 노력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중국 최고 지도자가 북-중 접경 지역 군부대를 방문하는 것은 드문 일이다. 시 주석이 한반도 유사시에 투입될 군부대에 ‘엄격한 부대 관리와 확고한 전투 태세 확립’을 지시한 것은 변경 방위의 중요성을 강조하는 동시에 북한 급변 사태에 철저하게 대비하라는 뜻으로도 풀이된다. 아울러 지난해 12월 지린 성 허룽(和龍)에서 발생한 북한 탈영병의 중국인 살해와 올해 랴오닝(遼寧) 성 단둥(丹東)에서의 탈북자 난동 사건에 대한 경고 의미도 담겨 있는 것으로 보인다.
시 주석의 이번 북-중 접경 군부대 시찰은 ‘8·1 건군절’을 앞둔 시점에 이뤄졌다고 신화통신은 강조했다. ‘8·1 건군절’은 1927년 8월 1일 저우언라이(周恩來) 등이 장시(江西) 성 난창(南昌)에서 일으킨 군대 봉기를 기념한 것으로 ‘인민해방군 건군의 날’이다. 시 주석은 “16집단군은 홍군의 혈맥을 잇는 전통 있는 부대로 많은 전투에 참가했다”며 “장병이 모두 군의 사명과 정신을 잊지 않고 노력해 새로운 진전을 이뤄야 한다”고 격려하기도 했다.
시 주석은 16집단군 장교와 병사들 앞에서 행한 연설에서 ‘군 부패의 몸통’으로 불리는 쉬차이허우(徐才厚) 전 중앙군사위원회 부주석을 특별히 언급했다. 1990∼92년 16집단군에서 당의 정치 업무를 담당하는 정치위원을 지낸 쉬 전 부주석은 직권 남용과 뇌물 수수 혐의 등으로 조사를 받던 중 올해 3월 15일 숨졌다. 시 주석은 “쉬차이허우의 기율 위반과 위법 활동은 부대 건설에 전면적이고 심대한 손해를 끼쳤다”며 “군인정신에 대한 교육이 강화돼야 한다”고 힘주어 말했다.
시 주석이 방문한 16집단군은 선양군구 산하 3개 집단군 중 하나로 창춘에 본부를 두고 있다. 16집단군은 선양군구 산하 39집단군 및 40집단군과 더불어 6·25전쟁(항미원조전쟁)에 참전했던 부대다. 이들 3개 집단군은 북-중 접경을 담당하고 있어 북한 급변 사태 발생 등 한반도 유사시 가장 먼저 이동할 것으로 예상된다. 이 때문에 선양군구가 해마다 연초에 백두산(중국명 창바이산·長白山) 인근을 포함한 북-중 변경 지역에서 대규모 병력을 동원한 훈련을 실시할 때마다 한국 언론이 관심을 보여 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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