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해외도피 범죄자 잡으려 ‘여우사냥’ 활동 中에 경고”

  • 동아일보
  • 입력 2015년 8월 17일 15시 51분


중국 정부가 해외 도피 범죄자 송환을 위해 미국 내에서 비밀리에 경찰 등 공안 당국자들을 활동시키고 있는 데 대해 오바마 행정부가 강력히 경고했다고 뉴욕타임스(NYT)가 16일 보도했다.

부패와의 전쟁을 벌이고 있는 중국은 ‘여우 사냥(Fox Hunt)’이라는 이름으로 경제사범을 포함해 외국으로 도피한 범죄자를 본국으로 송환해 처벌하는 캠페인을 전 세계에서 벌이고고 있다. 특히 미국에는 권력을 통해 불법으로 치부한 전직 고위 관료와 측근들이 대거 도피해 살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지만, 미국과 중국은 아직 범죄인인도협약을 맺지 않아 정식 사법공조가 이뤄지지 않는 상태다.

이에 따라 미국 내 ‘여우 사냥’에는 미중 양국이 정보 수집을 위해 상대방 국가에 배치한 통상적인 정보기관 요원이 아니라 공안부 당국자들이 대거 투입된 것으로 전해졌다.

이들은 관광 비자나 사업 비자 등으로 입국해 범죄자들이 귀국하도록 중국 내 가족을 위협하는 등 갖은 수단을 동원하는 것으로 전해졌다. 미국은 이를 자국 영토 내에서 자행되는 인권 침해로 보고 강력히 대응하고 나선 것으로 보인다.

중국 공안은 인터넷 홈페이지를 통해 2014년 이후 시작된 ‘여우 사냥’ 작전을 통해 올해 6월까지 전 세계에서 930명을 송환했다고 홍보하고 있다. 중국 관영 통신들은 “비밀 요원들이 그들의 귀국을 설득하고 있다”고 보도했다.

미국 내 송환 대상에는 후진타오(胡錦濤) 전 국가주석의 비서실장을 지낸 링지화(令計劃) 전 통일전선공작부장의 동생 링완청(令完成)을 비롯해 전직 부시장과 국영기업체 직원, 역사학 교수 등이 포함됐다고 NYT는 보도했다.

마크 토너 미 국무부 대변인은 미국 정부는 중국 요원들의 구체적인 활동상황과 송환 대상, 미국 정부의 경고 여부에 대해서 답변을 거부하면서도 “일반적으로 해외 법집행기관이 미국 내에서 활동하려면 사전에 법무부에 통보해 허락을 받아야 한다”고 말했다.

NYT는 “중국 해커들의 미국 공무원 개인정보 해킹, 중국 정부의 시민 자유 억압과 위안화 평가절하 등으로 양국 간 긴장이 높아지고 있는 상황이어서 다음 달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의 미국 방문을 복잡하게 만들 것으로 보인다”고 전망했다.

워싱턴=신석호 특파원kyle@donga.com
  • 좋아요
    0
  • 슬퍼요
    0
  • 화나요
    0

댓글 0

지금 뜨는 뉴스

  • 좋아요
    0
  • 슬퍼요
    0
  • 화나요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