태국경찰 “방콕 테러, 위구르족 범행 가능성”

  • 동아일보
  • 입력 2015년 8월 20일 03시 00분


7월 109명 中에 강제송환… ‘중국인 겨냥 테러’ 첩보도 입수
“용의자, 낯선 언어로 전화 통화”, 현상금 3300만원… 몽타주 공개

쁘라윳 짠오차 태국 총리는 19일 방콕 도심 테러 용의자에게 “목숨이 위험하다”며 자수를 촉구했다. 그는 “이 용의자가 위험에 처해 있기 때문에 같은 조직원이든 아니든 그와 가까운 이들은 그에게 자수를 권유해야 할 것”이라며 “그는 단순히 폭탄을 설치하도록 고용됐을 수도 있다”고 설명했다.

이에 앞서 태국 경찰은 이번 용의자의 몽타주(사진)를 배포했다. 폐쇄회로(CC)TV에 찍힌 모습을 토대로 만든 몽타주 속 용의자는 텁수룩한 검은 머리에 안경을 쓴 젊은 남성이다. 경찰은 몽타주를 공개하면서 100만 밧(약 3300만 원)의 현상금을 내걸었다. 솜욧 뿜빤무앙 경찰청장은 “이번 폭탄 테러는 혼자 하지 않았다”며 “조직의 소행”이라고 강조했다.

폭발 직후 용의자로 보이는 사람을 에라완 사원에서 태우고 도심 중앙공원에 내려줬다고 신고한 오토바이택시 운전사 까셈 뿍수완 씨(47)는 CNN과의 통화에서 “평범한 관광객처럼 침착해 보였고 전혀 서두르는 기색이 없었지만 태국어나 영어가 아닌 낯선 언어로 휴대전화 통화를 했다”고 말했다.

태국 경찰은 이번 테러가 위구르족의 소행일 가능성에 적지 않은 무게를 두고 있다. 지난달 태국 정부는 중국의 탄압을 피해 터키로 가기 위해 태국에 들어온 위구르족 수백 명을 체포해 이 중 109명을 중국으로 강제 송환했다. 위구르인들의 강제 송환 이후 주태국 중국대사관은 테러를 우려해 경비 강화를 요청했고, 11일에는 중국인 관광객을 겨냥한 테러가 일어날 것이라는 첩보도 입수했던 것으로 알려졌다.

테러가 일어난 에라완 사원 주변은 중국인 관광객들이 많이 찾는 곳이다. 이번 테러에서도 홍콩을 포함해 중국인 5명이 숨졌다.

한편 폭탄 테러를 이유로 태국 여행 주의보를 발령한 나라는 총 23개국에 이르는 것으로 조사됐다고 방콕포스트가 보도했다.

허진석 기자 jameshuh@donga.com
#태국경찰#위그르족#방콕테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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