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워싱턴 아웃사이더’인 공화당 선두 주자 도널드 트럼프의 광풍과 민주당 주자로 나선 버니 샌더스의 돌풍으로 미 유권자의 지지 성향 자체가 변하고 있다.
CNN은 여론조사기관 ORC와 공동으로 13일부터 16일까지 미 성인 1001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최신 여론조사를 19일 공개했다. 동아일보가 여론조사자료 전체를 입수해 분석한 결과 이런 흐름이 고스란히 담겨 있었다.
① 지지율 50% 무너진 힐러리
이번 조사에서 클린턴 전 국무장관은 민주당 성향 유권자로부터 48%의 지지를 받았고, 샌더스 상원의원은 27%로 추격했다. 지난달 22~25일 실시된 같은 기관조사에선 클린턴 57%, 샌더스 18%로 클린턴은 한달도 안돼 9%포인트가 떨어졌다. CNN이 지난해 11월부터 공식 대선 여론조사를 실시한 이래 클린턴이 지지율 50% 아래로 추락한 것은 처음.
공화당 주자와의 가상 양자 대결에서도 클린턴의 추락과 트럼프의 도약은 도드라졌다.
클린턴과 트럼프의 양자 대결에선 각각 51%, 45%를 얻어 두 주자 간 차이는 6% 포인트에 불과했다. 지난달 조사에선 클린턴 56%, 트럼프 40%로 16%포인트 차였고, 6월에는 59%, 35%로 24% 포인트 차였다. 둘의 격차가 기하급수적으로 줄어들고 있는 것.
반면 클린턴이 트럼프 돌풍으로 고전하는 젭 부시 전 플로리다 주지사와 대결하면 상황이 달랐다. 클린턴은 52%, 부시는 43%로 9%포인트 차였다. 지난달에는 51% 대 46%로 5%포인트 차. 이는 ‘클린턴 대 부시’ 대결 시에는 클린턴을 지지하던 부동층 중 일부가 ‘클린턴 대 트럼프’ 대결에선 트럼프로 옮겨가는 것으로 CNN은 분석했다. ② 힐러리 호감도, 22년 만에 사상 최악
클린턴에 대한 호감도는 44%, 비호감도는 53%로 비호감도가 9%포인트 더 높았다. 지난달 조사에선 호감 45%, 비호감 48%였다. CNN은 클린턴이 영부인으로 백악관에 입성한 1993년부터 매년 호감도 조사를 해왔는데 호감도 44%는 22년 만에 가장 낮은 수치. 비호감도는 처음으로 50%를 넘었다.
여기에는 국무장관 시절 개인 이메일 계정으로 국가 기밀을 주고받았다는 ‘이메일 게이트’ 등이 결정적으로 작용했다는 분석이다. CNN이 이번 조사에서 이메일 게이트와 관련해 클린턴이 잘못했다는 응답은 56%, 잘못 없다는 39%였다. 5개월 전인 3월 조사에선 잘못했다가 51%, 잘못 없다가 47%로 큰 차이가 없었던 것을 감안하면, 이 의혹과 관련한 클린턴 옹호론은 급격히 사라지고 있다.
③ 기성 정치에 분노한 유권자, 대선 투표 의지 급증
이런 미 유권자들 중 내년 대선에서 꼭 투표하겠다는 비율은 급증하고 있다. 내년 대선에 꼭 투표하겠다고 응답한 유권자는 56%로 지난달 48%보다 8%포인트 증가했다. 클린턴이 판세를 뒤집을 이슈를 내놓지 못하면 기성 워싱턴 정치에 분노한 유권자들의 트럼프와 샌더스에 대한 지지가 더 강해질 수 밖에 없다.
이 조사가 공개되자 클린턴 측은 당황하고 있다고 워싱턴포스트는 전했다. 이날 사우스캐롤라이나 주 컬럼비아 시에서 열린 행사에서 클린턴 지지자들은 “염려를 넘어 실망스럽다”며 신경질적인 반응을 보였다고 WP는 전했다.
댓글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