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년 12월 31일로 임기가 끝나는 반기문 유엔 사무총장의 후임은 70년 유엔 역사상 처음으로 여성이 돼야 한다는 국제사회의 여론이 높아지고 있다.
아랍권 위성방송인 알자지라가 지난달 “지금까지 유엔 사무총장 8명이 다 남자였다. 9번째는 여자여야 한다”는 취지의 기사를 보도한 데 이어 미국 뉴욕타임스(NYT)도 23일 사설에서 “유엔 사무총장직에서도 양성 평등이 실현돼야 한다”고 주장했다.
NYT는 “그동안 유엔 사무총장은 모두 안전보장이사회 5대 상임이사국인 미국 영국 프랑스 중국 러시아의 밀실 협의를 통해 선출됐는데 이제는 그 선출 방식을 투명하게 바꾸고 (사무총장직에서) 남녀평등도 실현할 때가 됐다”고 밝혔다. 이어 “올해 창립 70주년을 맞는 유엔이 다음 수장으로 여성을 뽑으면 강력한 상징적 의미가 있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또 이 신문은 “첫 여성 유엔 사무총장 선출이 외교와 국제적 합의로 세계적 난제들을 해결하는 유엔에 대한 관심을 높이는 계기가 될 것”이라고 지적했다.
이미 유엔 회원국 193개국 가운데 44개국이 ‘다음 사무총장은 여자여야 한다’는 취지의 서한에 서명한 상태. 하지만 거부권을 갖고 있는 5대 상임이사국은 아직 이 대열에 합류하지 않고 있다. NYT는 “대표적인 여성 인권운동가 출신인 서맨사 파워가 주유엔 대사를 맡고 있는 미국만큼은 ‘여성 사무총장 선출’에 찬성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NYT는 주요 여성 후보로 △불가리아 출신의 이리나 보코바 유네스코 사무총장(63) △엘런 존슨설리프 라이베리아 대통령(77) △프랑스 출신인 크리스틴 라가르드 국제통화기금(IMF) 총재(59) △이탈리아 출신의 페데리카 모게리니 유럽연합(EU) 외교안보정책 고위대표(42) 등을 꼽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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