엘리자베스 2세 영국 여왕(89·사진)이 곧 역대 영국 군주 가운데 최장수 통치 기록을 깬다.
BBC 등 영국 언론들은 지난달 30일(현지 시간) 엘리자베스 2세 여왕이 9일 오후 5시 반이 되면 빅토리아 여왕의 통치 기간인 2만3226일 16시간 30분을 넘어서게 된다고 일제히 보도했다. 엘리자베스 2세 여왕의 고조모인 빅토리아 여왕은 1837년 6월부터 1901년 1월 별세할 때까지 63년 넘게 영국을 다스려 현재까지 최장수 통치 군주로 기록돼 있다.
엘리자베스 2세 여왕은 1952년 2월 6일 아버지인 조지 6세 국왕이 세상을 뜨자 케냐 방문 도중 영국으로 돌아와 25세의 나이에 왕위를 물려받았다. 여왕은 필립 공과의 사이에서 찰스 왕세자와 앤 공주, 앤드루 왕자, 에드워드 왕자까지 모두 4명의 자녀를 두었다. 여왕은 찰스 왕세자와 이혼한 다이애나 비가 1997년 프랑스 파리에서 교통사고로 사망했을 때 버킹엄 궁에 조기(弔旗)를 달지 않았다는 이유로 거센 비난을 받기도 했다. 여왕은 재임 63년 동안 제2차 세계대전 복구, 영국령 식민지 40여 개국 독립, 북아일랜드 유혈사태를 겪으며 현대사의 산증인이 됐다.
여왕이 최장수 통치 군주가 되는 동안 왕위 계승 1순위인 장남 찰스 왕세자는 영국 은퇴 연령보다 많은 66세가 됐다. 그 사이 증손자녀인 조지 왕자와 샬럿 공주까지 태어났다. 여왕은 총 116개국을 방문하며 왕성한 대외활동도 펼쳤다. 캐나다에 24회, 호주에 16회, 뉴질랜드에 10회 방문했으며 1999년엔 김대중 전 대통령의 초청으로 방한하기도 했다.
버킹엄 궁 측은 “여왕은 9일 최장수 통치 군주가 되는 순간에도 평소처럼 조용히 보내길 원하고 있다”고 밝혔지만 당일 곳곳에서 기념행사가 펼쳐질 것으로 예상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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