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란치스코 교황, 연이은 파격 행보 “낙태 여성 용서”…교황청, 확대 해석 경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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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5년 9월 2일 11시 06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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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동아일보 DB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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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란치스코 교황, 연이은 파격 행보 “낙태 여성 용서”…교황청, 확대 해석 경계

교황 낙태 여성 용서

프란치스코 교황(사진)이 올 12월 8일 시작되는 ‘자비의 희년(Jubilee of Mercy)’ 기간에 한해 사제들이 낙태 여성을 용서할 수 있게 했다. 2013년 즉위 이후 동성애와 이혼 등 그간 가톨릭에서 금기시해온 민감한 문제들에 잇따라 포용적인 입장을 밝힌 교황이 또 다른 파격 행보를 보이면서 전 세계의 이목이 집중됐다.

1일 dpa통신 등에 따르면 교황은 이날 발표한 교서에서 “낙태를 한 여성이 진심 어린 속죄와 함께 용서를 구한다면 모든 사제들이 이 낙태의 죄를 사할 수 있는 권한을 부여하기로 했다”고 밝혔다.

7개 언어로 번역돼 공개된 교서에서 교황은 “낙태는 비극이며 분명히 잘못된 행위”라면서 “광범위하게 퍼진 정신의 무감각이 새 생명을 환영하는 개인적·사회적 감수성마저 잃어버리게 만들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도 “많은 사람들에겐 선택의 여지가 없다”는 말로 상당수 여성에게 낙태라는 결정을 내리는 것이 엄청난 압박임을 인정했다.

교황은 “낙태 결정은 여성들에게 ‘존재론적이고 도덕적인 고통’을 안겨줬다”며 “수많은 여성들을 만나면서 괴롭고도 고통스러운 결정으로 가슴에 상처를 안고 사는 것도 알게 됐다”고 덧붙였다.

가톨릭에서는 낙태를 죄악시해 낙태를 한 여성이나 낙태 시술을 한 사람들은 곧바로 파문당하게 된다. 이에 가톨릭 교계에서는 교황의 교서를 이례적인 일로 받아들이면서 “낙태 자체를 허용하는 것이 아니라 죄를 뉘우치고 회개하면 용서받는 차원의 사면”이라고 해석하고 있다.

페데리코 롬바르디 교황청 대변인은 “이번 조치는 낙태의 죄가 지닌 무게를 축소하려는 것이 결코 아니며, 자비를 베풀 가능성을 좀 더 넓히는 것일 뿐”이라고 말했고, 치로 베네데티니 부대변인도 “지금으로서는 희년에 한해 적용되는 조치”라고 확대 해석을 경계했다.

교황이 선포한 자비의 희년은 ‘원죄 없이 잉태되신 동정 마리아 대축일’인 12월 8일부터 내년 ‘그리스도 왕 대축일’인 11월 20일까지다.

희년은 고대 히브리 전통에서 시작돼 50년마다 거행되고 있다. 가톨릭 교계에서는 히브리 희년에 영성적인 의미를 부여해 신과 인간의 관계를 쇄신한다고 믿어 왔다. 자비의 희년에 대해서는 “모든 이스라엘 자녀들 사이에 평등성을 회복시키는 기회”라는 해석도 있다.

한편 프란치스코 교황은 2013년 동성애자들에 대해 “만약 동성애자라 하더라도 선한 의지를 갖고 주님을 찾는다면 내가 어떻게 그들을 판단할 수 있겠느냐”고 응답했다. 이후 그해 9월 첫 공식 인터뷰에서도 “우리는 새로운 균형을 찾아야 한다”며 동성애자와 이혼자, 낙태 여성에게 ‘자비’를 보여야 한다고 강조했다. 교황은 또 재혼한 신자에 대해서도 관대한 입장을 보인 바 있다.

교황 낙태 여성 용서. 사진=동아일보 DB
동아닷컴 디지털뉴스팀 기사제보 dnews@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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