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중 단독 정상회담 후 특별오찬까지…박 대통령이 시진핑 주석에게 ‘큰누나’로 특별 예우를 받았습니다. 두 사람의 인연은 2005년 야당 대표-저장 성 당서기 시절 ‘여의도 오찬’부터 시작됐습니다.”
남북 고위급회담 이후 지지율이 급상승한 박근혜 대통령이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과 정상회담을 가졌다. 중국의 환대는 오찬장에서 더욱 두드러졌다. 정상회담과 관련한 청와대 트윗이 100여 건의 리트윗을 기록한 것도 이례적이다. 청와대 트위터 공식계정은 “정상회담이 끝난 후 양국 정상은 특별 오찬을 함께 했는데요. 오찬장에서 가수 거북이의 ‘빙고’, ‘아리랑’ 등 박 대통령의 애창곡이 연주되었습니다. 박 대통령에 대한 시진핑 주석의 배려가 엿보이지 않나요? ^0^”라는 다소 정서적인 글을 올려 호응을 얻었다.
시진핑 주석의 발언을 과장한 ‘의역’ 파문이 화제가 되기도 했다. 한 언론사가 올린 “청와대가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의 모두발언을 ‘뻥튀기 번역’한 자료를 배포했다가 뒤늦게 수정하는 해프닝을 벌였다”고 썼고 200여 회에 이르는 리트윗을 올렸다. ‘역대 최상의 우호관계’라는 과장된 의역은 많은 언론에 여과 없이 보도됐으나 통역자의 실수로 확인돼 수정하는 촌극을 벌였다.
하지만 정상회담 관련 언급량은 그리 많지 않았다. 북한 포격 도발과 고위급회담이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를 뜨겁게 달군 뒤 어떤 이슈도 뚜렷한 쟁점을 형성하지 못한 한 주였다고 볼 수 있다. 대부분의 누리꾼들은 한중 정상회담 소식을 언론사 뉴스 링크로 퍼 나르며 회담 내용에 관심을 기울였다. 시 주석은 한중 관계에 대해 “반제국주의 투쟁을 함께 했다”고 했고 박 대통령은 어려운 일을 함께 겪었다는 뜻의 ‘환난지교(患難之交)’라는 사자성어로 화답했다.
9월 들어 트위터 블로그 등에서 박 대통령의 중국 방문과 관련된 글은 2만7189건이 검색됐다. 전체 연관어 1위는 경제가 차지했다. 대규모 경제사절단을 이끌고 중국을 방문한 데다 중국과의 경제교역량이 그만큼 어마어마하다는 이야기다. 매년 1000만 명의 인적 교류와 3000억 달러 규모의 교역량도 언급됐다.
중국의 성장률 저하와 위안화 절하에 대한 우려의 목소리도 포착됐다. 최근 경제 행보를 강화하고 있는 안철수 의원은 “경제가 어렵습니다. 수출은 8개월 연속 감소입니다. 엔화 약세로 수출 경쟁력 유지가 힘듭니다. 중국의 성장률 저하는 우리 수출에 직접적인 영향을 미칠 것입니다”라는 트윗을 올려 120여 회의 리트윗을 기록했다.
전체 연관어 2위는 북한이 차지했다. 중국이 북한의 도발에 단호한 태도를 취하고 있고, 북핵 문제 해결에서 중국의 역할을 기대하고 있기 때문이다. 박 대통령은 3일 중국 ‘항일(抗日)전쟁·반(反)파시스트전쟁 승전 70주년’(전승절) 기념행사에 참석해 시 주석의 오른쪽 두 번째에 서서 열병식 등 행사를 참관했다. 북한의 입장에서는 상전벽해(桑田碧海)가 아닐 수 없다. 3, 4, 5위는 국민, 한반도, 베이징이 차지했다. 한중 정상회담이 한반도 평화에 미칠 영향이 많이 언급된 셈이다.
6위엔 김무성 새누리당 대표가 올랐는데, 한중 자유무역협정(FTA) 등을 언급한 교섭단체 대표연설을 마치고 나오면서 “노동조합이 쇠파이프를 휘두르지 않았더라면 우리나라는 (국민소득) 3만 달러가 됐다”며 대기업 노조를 맹비난한 것이 비판적으로 회자됐다. 여당 대표로서 적절한 발언이 아니었다는 지적이 많았다.
7, 8위는 미국, 외교가 차지해 미국과 중국 사이에서 줄타기 외교를 하고 있는 한국의 상황을 드러냈다. 미국은 한중일 정상회담 개최 합의를 환영하면서 “우리는 역내 국가들의 좋은 관계가 평화와 안정을 촉진한다고 믿는다. 이는 양국의 이해는 물론 미국의 이익과도 부합한다”고 긍정적인 평가를 내놨다. 9위엔 일본이 올랐다. @hist*****는 “일본 정부가 반기문 유엔 사무총장의 중국 전승기념 열병식 참석은 ‘중립성 위반’이라고 항의했군요. 가해자와 피해자 사이에서 ‘중립’을 지키는 건, 나쁜 인간들의 중립이자 정의입니다”라는 트윗을 올려 300회가 넘는 리트윗을 보였다.
10위는 열병식이 차지했다. 열병식과 관련해서는 ‘열병식 블루’라는 말이 퍼졌다. 열병식을 앞두고 중국 정부는 공장 1만2255개의 가동을 중단시켜 스모그가 사라진 상태를 표현한 말이다. ‘열병식 블루’라는 말처럼 한중 관계도 계속 쾌청할 수 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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