헝가리 극우 언론의 카메라우먼이 경찰에 쫓겨 달아나는 난민을 발로 걸어 넘어뜨렸다. 이 장면은 고스란히 잡혔다.
8일 영국 가디언 등 외신에 따르면 헝가리 N1TV의 카메라우먼 페트라 라슬로는 세르비아와 접경한 국경마을 뢰스케의 임시 난민수용소에 모인 난민을 취재하다가 아이를 안은 난민 남자를 발로 차 넘어지게 만들었다.
당시 난민들은 경찰에 잡히지 않기 위해 필사적으로 달아나고 있었고, 여러 언론사의 기자들이 이 모습을 촬영하고 있었다.
카메라우먼 라슬로는 앞쪽에서 달려오는 난민 아이의 다리를 발로 차고, 아이를 안고 뛰어가는 난민 남성에게 일부러 발을 걸어 넘어뜨리게 했다. 그는 쓰러지는 난민의 모습을 카메라에 담기도 했다. 당시 현장에 있던 독일 RTL방송 기자 등이 이 장면을 그대로 찍어 트위터 등에 올렸고, 동영상 공유사이트들을 통해 라슬로의 모습이 적나라하게 퍼져나갔다. 헝가리 언론들도 라슬로의 행동을 일제히 꼬집었다.
N1TV 측은 “용납할 수 없는 행동”이라며 라슬로를 해고했다. 그러나 야당은 라슬로를 폭력 혐의로 고발하겠다고 밝히는 등 파장은 이제 시작이다. N1TV는 반이민을 내세운 극우 민족주의 정당 요비크와 밀접한 관계로 알려졌다.
최근 몇달 새 터키를 거쳐 동유럽을 지나 독일로 향하는 이른바 ‘발칸 루트’를 지나는 시리아 난민들이 늘자 발칸 국가들에서 난민 유입을 차단하려는 조짐을 보이고 있다. 그 중에서도 특히 헝가리는 세르비아와의 국경에 철조망과 울타리를 설치하는 등 강경대응으로 일관 중이다.
빅토르 오르반 총리는 지난 7일 난민들을 가리켜 “독일식 삶을 살고 싶어하는 이민자들이지 위험에 처한 망명자가 아니다”며 비난을 가했다.
또한 오르반 총리는 무슬림 난민들이 유럽의 ‘기독교 복지국가’들을 위협할 수 있다며 반이민·반무슬림 차별 발언을 거침없이 내놓는 상황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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