난민 차단… 비난여론에 하루만에 철회
서방 시리아 공습 확대 나서자, 러는 정부군에 군사지원 강화 맞불
유럽연합(EU) 내 자유로운 이동을 보장하는 ‘솅겐 조약’ 가입국인 덴마크가 스웨덴 등 북유럽으로 몰려드는 난민 행렬을 막기 위해 독일을 오가는 열차와 고속도로를 폐쇄하는 무리수를 뒀다가 취소했다. 비난 여론 때문인데, 덴마크 경찰은 폐쇄 조치 하루 뒤인 10일 난민들의 북유럽행을 막지 않겠다고 물러섰다.
이에 앞서 덴마크 경찰은 9일 수도 코펜하겐에서 남서쪽으로 135km 떨어진 뢰드뷔하운 항구에서 난민 350명이 탄 열차 2대의 운행을 금지했다. 난민들은 경찰의 하차 요구를 거부하며 스웨덴으로 이동하게 해달라고 요구했다. 일부는 열차에서 버텼고 일부는 열차에서 뛰어내려 도망치기도 했다. 경찰은 이후 덴마크∼독일 철도 운행을 모두 중단시켰다.
옌스 헨리크 호이비에르 덴마크 경찰총장은 10일 기자회견에서 “우리는 (덴마크에) 망명하기를 원치 않는 난민들을 붙들지 않기로 했다”며 “우리는 그들이 원하는 곳으로 가는 것을 막을 수 없다”고 밝혔다. 경찰의 발표 이후 라르스 뢰케 라스무센 덴마크 총리는 “경찰의 결정을 전적으로 지지한다”고 밝혔다. 그는 6일 이후 최소 3200명의 난민이 덴마크에 들어왔다고 설명했다.
덴마크에서는 올 7월 총선에서 중도 우파 자유당이 승리해 이민자 혜택 축소에 나섰다. 덴마크는 난민들이 EU 국가 중 처음 입국한 나라에 망명을 신청해야 하며 다른 나라로 이동하지 못하도록 규정한 ‘더블린 조약’을 근거로 9일 이들의 스웨덴행을 막아 비난 여론을 자초했다.
한편 유럽 난민 사태의 발원지인 시리아 내전을 종식시키기 위한 서방의 시리아 공습 계획도 실행 단계에 들어섰다. 프랑스의 라팔 전투기는 8일부터 시리아의 수니파 무장집단 이슬람국가(IS)의 근거지인 락까에 대한 정찰비행에 나섰다. 마뉘엘 발스 프랑스 총리는 9일 CNN과의 인터뷰에서 “다음 주 의회에서 시리아 공습 계획을 발표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토니 애벗 호주 총리도 이날 미국의 요청을 받아들여 IS 공습 대상 지역을 이라크에서 시리아로 넓히기로 했다. 영국 정부도 공습 재개를 위해 의회의 비준을 구하기로 했다.
하지만 시리아의 바샤르 알아사드 정권을 비호해온 러시아도 시리아 내전에 본격적으로 개입함으로써 사태가 꼬이고 있다. 9일 AFP통신은 “최근 러시아 수륙 양용 상륙함 두 척이 시리아 타르투스 항에 도착했으며, 시리아 공항에 러시아 해병대를 태운 병력 수송차와 수송기 10여 대가 있는 것이 확인됐다”고 보도했다.
서방 국가들은 러시아의 군사 개입에 반대하며 견제에 나섰다. 존 케리 미국 국무장관은 9일 세르게이 라브로프 러시아 외교장관에게 전화를 걸어 “러시아의 군사 개입은 4년 이상 지속돼 온 시리아 내전에 따른 폭력과 유혈 사태를 더욱 확대시킬 것”이라고 경고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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