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경을 열어라” 서유럽 연대시위

  • 동아일보
  • 입력 2015년 9월 14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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난민 수용 촉구 ‘행동의 날’ 행사… 英 총리공관까지 수만명 행진
파리 스톡홀름 빈 시민들도 시위… 동유럽선 “난민 반대” 反이슬람 집회

시리아 난민 등 중동 난민들의 유럽 유입이 이어지고 있는 가운데 12일 영국 프랑스 독일 스페인 등 서유럽을 중심으로 난민 수용 확대를 촉구하는 시위가 벌어졌다. 난민 수용 찬성 세력은 이날을 ‘난민을 위한 유럽인들의 행동의 날’로 명명하고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 등을 통해 참여를 독려했다.

수만 명의 영국 런던 시민들은 이날 시내 중심가에서 총리 관저가 있는 다우닝 거리까지 행진하며 도보 시위를 벌였다. 시위대는 “사람은 그 누구도 ‘불법’이 될 수 없다” “망명은 인간의 권리다” “국경을 개방하라” 등의 구호를 쓴 피켓을 들고 데이비드 캐머런 총리의 난민 정책을 비판했다. 시위대는 또 “크게 소리쳐! 똑똑히 소리쳐! 난민을 환영한다고” 등의 구호를 함께 외쳤으며 ‘시리아 폭격을 멈춰라’ ‘난민에게 연대를’ 등의 플래카드도 들기도 했다고 BBC방송은 전했다. 이날 당선이 확정된 제러미 코빈 신임 노동당 대표도 시위에 참가해 “절망에 휩싸인 채 안전한 살 곳을 필요로 하는 사람들도 우리와 같은 ‘인간’”이라며 “이들을 지지하는 일에 가슴과 마음을 열어 달라”고 촉구했다.

스웨덴으로 가는 난민들을 태운 열차 운행을 한때 중단시켰던 덴마크에서도 약 3만 명의 시민들이 수도 코펜하겐의 국회의사당 앞에 모여 난민 지지 시위를 벌였다. 난민 수용 확대를 요구하는 시위는 독일 함부르크, 스웨덴 스톡홀름, 프랑스 파리, 오스트리아 빈, 그리스 아테네, 스페인 마드리드, 핀란드 헬싱키 등에서도 열렸다.

하지만 난민 유입에 반대하는 목소리가 더 큰 동유럽에서는 같은 날 난민 반대 시위가 찬성 시위를 압도했다. 폴란드 바르샤바에서는 7000여 명의 시위대가 ‘이슬람은 유럽에 죽음을 가져올 것’ ‘이것은 두 문명의 전쟁’이라는 구호를 외치며 행진했다. 이들은 향후 2년간 2200여 명의 난민을 수용하겠다는 정부 계획에 반대의 뜻을 밝히기도 했다. 슬로바키아 브라티슬라바와 체코 프라하에서도 각각 약 1500명과 약 800명이 모여 ‘난민은 환영받지 못한다. 집에 가라’ 등의 피켓을 들고 시위를 벌였다.

한편 중동 난민들의 집결지인 독일 뮌헨에는 이날도 1만3000명 이상의 난민들이 열차 편으로 도착했다. 독일 외교부는 13일까지 약 4만 명의 새로운 난민들이 독일에 도착할 것으로 추산했다. 이는 지난주에 도착한 난민 수의 2배 규모다. 지그마어 가브리엘 독일 부총리는 “난민 유입 속도가 너무 빨라서 한계에 다다르고 있다”며 유럽연합(EU) 회원국들에 난민 수용 협조를 당부했다.

허진석 기자 jameshuh@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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