日 나가사키에 ‘연합군 포로 노역 사과’ 비석 제막
비석에 명기한 고야기시마조선소, 조선인 최소 281명 징용됐던 곳
제2차 세계대전 당시 일본이 연합국 포로를 붙잡아 가혹하게 노동시킨 것을 반성하는 비석이 원폭 피해지인 나가사키(長崎)에 설치됐다. 하지만 이 도시에 끌려온 조선인 강제징용 피해자들에 대해선 반성하지 않았다.
13일 지지통신에 따르면 나가사키 시에 있는 ‘후쿠시마포로수용소 제2분소’ 터에서 전쟁 중 이곳에 수용됐다 사망한 연합군 포로의 이름을 새긴 비석 제막식이 이날 열렸다. 비석은 취지에 공감하는 시민의 기부금 등으로 건립됐고 일본어, 영어, 네덜란드어로 포로수용소에 관한 설명과 수용소에서 사망한 포로 73명의 성명이 새겨져 있다.
비문은 “네덜란드, 영국, 미국, 호주 등 연합국 병사가 많을 때는 1500명가량 수용돼 있었으며 대부분 가와나미(川南)공업 고야기시마(香燒島)조선소에서 사역당했으나 국제조약에 반한 가혹한 취급으로 1945년 9월 13일 해방 때까지 73명이 숨졌다”고 기재돼 있다.
비문에 언급된 고야기시마조선소는 일제강점기 조선인 노동자가 최소 281명 징용됐던 것으로 확인된 곳이지만 전혀 언급하지 않았다.
결국 일본이 미국 등 연합국에만 고개를 숙이고 한국인들을 대상으로 저지른 과거의 잘못에 대해서는 눈을 감았다는 평가가 나온다. 올 7월 미쓰비시머티리얼은 회사 중역을 미국에 보내 강제 노역한 미군 포로에게 사과했지만 한국인 징용자에 대해서는 성격이 다르다며 사과하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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